70년대 자주국방 기치로 미국서 M16 기술 배워 온 '도미 기사들'
귀국 후 첫 국산 소총 개발 등 개인화기 국산화 초석 닦아
옛 조병창 SNT모티브 방문…당시 개인 기록물·사진 등 기증
세계 최강 개인화기, 그들이 있어 가능했다…영웅들의 귀환(종합)
1970년대 대한민국 자주국방 1세대로 활약했던 소위 '도미(渡美) 기사' 초청 행사가 29일 소구경 화기 제조업체 SNT모티브 주관으로 열렸다.

도미 기사는 1970년대 초 미국으로 건너가 총기 관련 기술을 배워 귀국한 뒤 1973년 조병창(造兵廠, SNT모티브 전신)을 설립해 자주국방 토대를 닦은 기술자들을 말한다.

지금은 현장에서 은퇴했지만, 오늘날 대한민국이 세계 최강 개인화기 제조 및 기술 보유국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초석을 마련한 이들로 불린다.

이날 초청된 도미 기사 10명은 부산 농심호텔에서 SNT모티브로부터 감사패 등을 전달받았다.

이어 SNT모티브 방산 공장을 찾아 핸드프린팅 등을 하고, 소총 생산 초기 당시 공장 설립 과정과 장비 도입 과정 등 당시 비사를 소개했다.

또 그동안 자신들이 소장하고 있던 당시 무기 개발과 생산 과정 등이 담긴 사진을 비롯해 각종 노트와 메모 등 물품을 SNT모티브에 기증했다.

SNT모티브는 회사 안에 '명예의 전당'을 만들어 도미 기사 기증 물품을 영구 보존할 계획이다.

도미 기사 대표 강흥림(83) 씨는 "국산 무기가 전무하던 70년대 초, 돈도 기술도 없이 미국으로 건너가 총기 기술을 배워왔고, 이 기술로 국방부 조병창에서 유사 이래 첫 국산 소총을 생산하면서 자주국방 토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갈고 닦은 총기 제조기술이 우리나라 정밀기계공업 기초가 되는 역할을 했기에 도미 기사 모두가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조병창의 뒤를 이은 SNT모티브가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통해 국산 K시리즈 화기 발전과 함께 대한민국 자주국방 역사를 길이 남기고, 나아가 우리나라를 세계 최강 개인화기 제조 강국으로 만드는데 지속해서 이바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1960년대 말 박정희 대통령과 국방부는 '우리 손으로 우리 무기를 만들자'는 자주국방 기치 아래 조병창을 만들기로 했다.

이에 따라 1971년 'M16 소총 제조공장 도미 훈련 기사 모집'을 공고했다.

당시 엄격한 자격요건(공대 기계과 졸업, 군필자, 기계 관련 분야 경력 5년, 미국인 기술자와 30분 이상 영어로 대화 가능한 자 등)에도 전국에서 1천800여 명의 공학도가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끝에 27명이 '도미 기사'로 선정됐다.

이들은 미국으로 건너가 총기 제작사인 콜트(Colt)에서 기술연수를 받았고, 귀국 후 조병창에서 M16 소총 생산을 비롯해 국산 K시리즈 화기를 개발하는 데 많은 공을 세웠다.

세계 최강 개인화기, 그들이 있어 가능했다…영웅들의 귀환(종합)
박문선 SNT모티브 특수사업본부장은 "회사가 소총, 권총, 기관총, 저격용 소총 등 풀라인업(Full Line-up) 소구경 화기 제조업체로 완성된 근간에는 조병창 시절 도미 기사의 땀과 노력으로 쌓은 숭고한 기술이 있었다"며 "대한민국 자주국방 1세대 영웅에 대한 존경과 경의를 담아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