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진행한 열병식에서 공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뉴스1
북한이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진행한 열병식에서 공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뉴스1
북한이 올해 처음으로 29일을 ‘로케트공업절’을 기념일로 지정했다. 올 들어서만 8차례 미사일 도발에 나선 북한이 이날을 계기로 군사활동을 재개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9일 “뜻깊은 항공절의 아침이 밝아왔다”며 “조국의 영공을 믿음직하게 지켜가는 우리의 미더운 하늘 초병들은 주체적 항공무력 건설사에 쌓아올리신 절세위인들의 불멸의 영군 업적을 가슴뜨겁게 되새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항공절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항공대'가 창설된 날을 기념해 2012년 기념일로 지정한 날이다. 반면 로케트공업절에 대해 언급은 하지 않았다.

북한은 2017년 11월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시험발사를 기념해 올해 로케트공업절을 처음 지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초 중국에서 인쇄된 북한 달력을 입수한 외신 보도를 통해 존재가 처음 알려졌다. 당시 “당과 조국을 위해 용감히 쏘라”는 문구와 함께 발사를 명령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이 실현됐다”고 선포하기도 했다. 이날을 불법적인 핵 무력의 완성 시점으로 삼은 것이다.

북한이 ICBM 발사로부터 4년이 지난 올해를 로케트공업절의 ‘원년’으로 으며 무력 도발의 시점으로 삼으려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김정은은 지난 1월 8차 노동당대회에서 △핵기술 고도화 △전술핵무기 개발 △초대형 핵탄두 생산 등을 과업으로 제시하며 핵무력 강화 노선을 표방한 바 있다. 북한 지난 17일에도 우주과학기술토론회를 열고 “우주개발사업을 적극 추동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북한은 지난달 한국의 ‘누리호’ 발사에 예상외로 민감하게 대응하지 않았다. 로케트공업절을 맞아 인공위성 발사라는 명목하에 ICBM 발사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다만 북한이 이른바 ‘적대시 정책’의 철회를 압박하고 나선 북한이 섣불리 미국의 ‘레드라인’으로 꼽히는 ICBM 도발에까진 나서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대신 김정은이 발사 현장 등을 방문해 핵 개발에 대한 모종의 메시지를 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종주 통일부 부대변인은 “현재까지 북한이 로케트공업절을 공식적으로 거론하거나 기념하는 동향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도 “한미 정보당국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추가로 설명할 만한 특이동향은 없다”고 밝혔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