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 구도 속 고전…특검 고리로 제3지대 연대 움직임도

대선판에 도전장을 던진 정의당 심상정 의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얼마나 파괴력을 발휘할지는 이번 대선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양강 구도로 흐르고 있지만,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거대 양당 주자의 리스크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다.

[대선 D-100] ③ 제3지대 심상정-안철수-김동연, 대선판 흔들까
아직 이들 제3지대 주자들의 존재감은 미약하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헤럴드경제 의뢰로 지난 23~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5명을 대상으로 조사(무선 ARS 100%)한 결과를 보면, 안철수 후보는 4.4%, 심상정 후보는 3.2%의 지지율에 그쳤다.

반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42.0%,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39.8%의 지지율을 각각 얻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통상 정권교체 여론이 높을 때 제3지대 후보들의 활동 공간이 커지곤 했으나, 이번엔 다소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주류' 출신으로 집권여당 대선후보에 오른 이재명 후보가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에 나서고, 윤석열 후보도 '반문 깃발'을 중심으로 정권교체론을 파고들면서 제3지대의 공간을 잠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제3지대 주자들이 저마다의 강점을 내세우며 정책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별달리 주목받지 못하는 흐름이다.

[대선 D-100] ③ 제3지대 심상정-안철수-김동연, 대선판 흔들까
변수는 제3지대 연대론이다.

최근에는 거대양당 대선후보가 얽힌 대장동, 고발사주 의혹 '쌍특검'을 고리로 한 연대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안 후보는 지난 25일 "이념의 스펙트럼은 확실하게 다르지만 사안별로 협력하는 것은 국회에서 충분히 가능하다"며 심 후보에 '연대 화두'를 던졌고, 이튿날 심 후보는 "조만간 뵙고 말씀을 나눌 예정"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제가 '제3의 강'에 과감하게 배를 띄우겠다고 했는데 사실 이 배에 몇 분이 탈지, 또 이 배를 어디까지 항해할 수 있을지 그건 좀 노력해봐야 할 것이다.

일단 기득권 양당 체제를 끝내자는 걸 천명한 분들이 안철수·김동연 후보니까 이분들과 만나 1차 논의를 해보자는 것"이라고 했다.

김동연 후보도 "최근 심상정 후보가 양당 구조를 깨자고 제안했는데, 같은 입장이다.

양당 구조를 깨는 것을 넘어 정치 기득권을 깨는 것까지 동의한다면 정의당 심상정·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열린 자세를 보였다.

[대선 D-100] ③ 제3지대 심상정-안철수-김동연, 대선판 흔들까

민주당과 국민의힘도 제3지대 연대론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심상정 후보, 국민의힘은 안철수 후보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진보-보수 진영 결집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고심하는 표정이다.

제3지대론이 힘을 받을수록 거대 양당의 진영결집 노력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단일화 논의는 쉽지는 않다는 분석이 많다.

'조국 사태'로 결별한 민주당과 정의당은 지지층의 화학적 결합이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합당을 논의하다가 결국 흐지부지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도 같은 전철을 밟을 공산이 크다.

대선이 끝나자마자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 절차에 들어가는 정치 스케줄도 단일화 방정식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김동연 후보의 행보도 변수다.

문재인 정부 첫 경제부총리로서 경제전문가 이미지가 강한 상징적 인사라는 점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측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