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국민 대화' 나서…"일상회복으로 소통 기회 기뻐"
첫 질문자 돌파감염자에 "메뉴얼 부족 죄송" …국무위원도 온오프 참여
임기 중 성과 'K방역' 꼽아…"서민 박탈감·부동산 가격 안정 못한 것 가장 아쉬워"
100분 소통 나선 문대통령…청년·부동산 질문엔 "어려운 문제"
문재인 대통령의 21일 '국민과의 대화'는 장기간 지속된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한 듯 방역과 민생 경제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주를 이뤘다.

문 대통령이 생방송을 통해 국민들과 대화에 나선 것은 2019년 11월 19일 이후 2년 만이다.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 현장에는 백신 접종을 완료한 200명의 국민 패널이 마스크를 쓴 채 자리했다.

백신 미접종자 등 100명은 화상으로 참여했다.

무대 중앙에는 문 대통령과 사회자인 정세진 아나운서가 자리 잡았고, 국민 패널들이 무대를 둘러싼 형태로 앉았다.

뒤편 대형 화면에는 '국민과의 대화-일상으로'라는 글귀가 가운데에 있고 양쪽에는 전국 각지에 있는 온라인 국민패널들의 영상이 띄워졌다.

국무위원 중에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현장에 나왔고, 나머지 방역·민생경제 분야 장관들은 화상으로 참여했다.

국민 패널들의 박수 속에 등장해 자리에 착석한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언급으로 발언을 시작했다.

남색 정장에 푸른 계열 줄무늬 넥타이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께서 코로나 때문에 고생도 하셨는데 단계적 일상 회복에 들어가게 되어 아주 기쁘다"며 "일상 회복이 된 덕분에 오랫동안 국민과 소통할 기회를 갖지 못하다가 이런 기회를 갖게 돼 아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100분 소통 나선 문대통령…청년·부동산 질문엔 "어려운 문제"
첫 질문자로 2차 백신 접종까지 마쳤지만 코로나19 돌파감염이 됐던 국민이 나섰다.

경기 화성시 주민이라고 밝힌 진선영 씨는 "교통사고로 입원했다가 돌파감염으로 자택에 격리됐었는데 어떻게 빨리 회복할 수 있을지 매뉴얼이 없어서 힘들었다"며 "단계적 일상 회복에도 돌파감염이 늘고 있는데 대책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보건당국이나 보건소에서 매뉴얼이 있어서 잘 알려드렸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못한 점에 대해 죄송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돌파감염에 대해 "코로나뿐 아니라 다른 질병들도 그렇고 완벽하게 면역력을 주는 백신은 없다"며 "추가접종 기간을 단축하고 있고, 3차 접종까지 다 이뤄지면 돌파감염은 현저하게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국민 패널들은 백신 접종 인센티브, 먹는 치료제 개발 등 초반 코로나19 방역 상황과 관련한 질문에 집중했고 문 대통령은 상세한 답변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공공의료원 확충이나 코로나 유사 증세 시 진료와 관련한 질문이 나왔을 땐 현장에 있는 권덕철 장관이나 화상으로 참여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에게 세부 답변을 요청하기도 했다.

행사 중간에는 코로나19로 예전과 달라진 일상을 사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스토리를 소개하는 영상이 등장하기도 했다.

꽃집 운영을 하다 폐업한 국민, 식당과 헬스장을 운영하는 국민의 사연이 소개됐다.

100분 소통 나선 문대통령…청년·부동산 질문엔 "어려운 문제"
청년 실업과 부동산 투기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은 문 대통령은 "드디어 어려운 문제에 들어갔다"며 웃으며 운을 뗀 뒤 답변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청년 고용률은 과거 어느 때보다 높다"면서도 "질 좋은 일자리로 되고 있냐는 부분은 부족하단 지적이 많을 것이다.

청년들이 더 질 좋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동산 문제에 대해선 "여러 차례 송구하다고 사과 말씀을 드렸는데 지나고 생각해보면 주택 공급에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후 코로나19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 대응책을 질문받고는 살짝 한숨을 쉬며 "이 질문을 제가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라며 솔직한 심정을 나타낸 뒤 설명에 나서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임기 중 성과로는 K방역 등을 꼽았고, 가장 아쉬웠던 분야로 '부동산'을 들었다.

문 대통령은 "서민들에게 많은 박탈감을 드리고 부동산 가격을 안정 시키지 못함으로써 무주택자, 서민들, 청년들, 신혼부부들에게 내집 마련의 기회를 충분히 드리지 못한 게 가장 아쉬웠던 점"이라고 언급했다.

한 남성 패널이 자신의 아들에게 화면상으로나마 인사를 해달라고 말하자 좌중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문 대통령도 웃으며 "대통령에게 질문하는 아버지를 보면서 아마 자랑스럽게 여길 것이라 생각한다"며 "저도 반갑다는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국민 패널 300명은 KBS가 사전에 여론조사 기관을 통해 연령, 성별, 지역 등을 고려해 선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