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파-尹캠프파 내홍 심화
결국 '권한 분산' 검토 나서

4~5개 총괄본부 '수평' 배치땐
본부장 맡을 중진 역할 커져

사무총장·보선 후보도 '알력'
"尹 교통정리 잘할지 주목"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인선을 두고 당내 힘겨루기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 중진 위주인 윤 후보 캠프파 간의 알력 다툼이 심해지는 조짐이다. 당내에서는 갈등 봉합을 위해 선대위 ‘실세’ 총괄본부장 자리를 없애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이양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윤 후보 선대위 업무를 모두 담당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의 총괄본부장을 두지 않는 방안을 당내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위원장 권한을 강화하고, 다른 캠프에서 일했던 중진 인사를 영입하는 등 집단 지성을 통해 캠프를 운영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 정책, 조직, 직능, 홍보 등 4∼5개 분야별 총괄본부를 ‘수평적’으로 병렬 배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총괄본부장은 대선에서 실무를 총괄하는 ‘야전사령관’으로 대선에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해왔다.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는 김무성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19대 대선에선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각각 총괄본부장을 담당했다.

요직인 만큼 국민의힘 안팎에서 총괄본부장을 두고 힘겨루기 양상이 펼쳐졌다. 이 대표 중심의 당권파에서는 권영세 의원을, 윤 후보 캠프에서는 권성동 의원을,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측은 임태희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밀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총괄본부장을 두고 당내 분열이 우려되자 권한을 분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당규에 따라 선대위에서 총괄본부장 1인을 임명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폐지하거나 복수로 임명하는 것은 당규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총괄본부장 자리를 분야별로 쪼개는 것은 선대위원장이 아니라 윤 후보 캠프에 힘을 싣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분야별 총괄본부장 자리에 그간 윤 후보 캠프에서 역할을 해온 중진이 대거 배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선대위 구성뿐만 아니라 당의 사무총장과 서울 종로·서초갑 보궐선거 후보 공천을 두고도 당내 힘싸움 양상이 펼쳐질 조짐이다. 사무총장은 당의 곳간지기로 대선뿐만 아니라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자리다. 이 대표 측은 직접 임명한 한기호 사무총장 유지를 바라는 반면 윤 후보 캠프 측은 사무총장 교체를 원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한 사무총장은 이 대표에게 사의를 밝힌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대선에서 러닝메이트 역할을 하게 될 종로와 서초갑 등 보궐선거 후보 공천을 두고도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 텃밭인 서초갑이 최대 분쟁 지역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서초갑 조직위원장으로 임명된 전희경 전 의원(46)이 보궐선거 후보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지만, 선대위원장으로 유력한 김 전 위원장이 서초갑 지역에 30대 여성을 검토하는 것이 좋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 캠프에서도 대선에 도움이 되는 인물을 전략 공천할 수 있다는 분위기여서 공천권을 두고 당내 전운이 감돌고 있다.

윤 후보 선대위는 이번주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관측된다. 윤 후보 측은 ‘선(先) 조직, 후(後) 인선’이라는 원칙에 따라 조직 구성을 마친 뒤 개별 인선 작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윤 후보는 홍준표 의원 대선캠프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5선의 조경태 의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영입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선 경쟁자였던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선대위 영입도 점쳐지고 있다. 다만 최종 4인 후보였던 홍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의 선대위 합류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후보가 대선에서의 압도적인 승리를 주장한 만큼 당뿐만 아니라 야권 전체를 통합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세력 간 다툼이나 갈등을 윤 후보가 어떻게 조율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