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신임 경제수석은

산업부 출신 경제수석 이례적
靑 "산업 현장 심상치 않다" 판단
특허청장 재임 시절 文 눈에 들어

안일환 前수석 건강상 이유 사의
일각에선 "요소수 문책성 인사"
박원주, 문 대통령 임기말 '공급망 대란' 구원투수로

문재인 대통령이 사상 처음으로 산업통상자원부 관료 출신인 박원주 전 특허청장을 경제수석에 발탁했다. 사실상 기획재정부 출신이 독점해온 경제수석 자리에 실물 경제를 잘 아는 박 전 청장을 내정하면서 임기 말 요소수 대란 등 글로벌 공급망 문제를 중점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靑 “업무 추진력 뛰어나”
청와대는 11일 박 수석의 임명 배경을 설명하면서 ‘산업·경제 전문가’라는 점을 강조했다. 박 수석이 산업부에서 산업경제정책관, 산업정책실장 등 산업 정책을 총괄하는 주요 보직을 거친 점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청와대는 “박 수석이 급변하는 경제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경제 활력을 회복하고 문재인 정부 정책 과제를 충실히 완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를 놓고 청와대 안팎에서는 글로벌 공급망 차질 사태 대응을 박 수석에게 ‘제1 과제’로 제시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박 수석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중요한 시기에 책임감이 무겁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보수와 진보 정부 모두에서 두루 쓰인 인물이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산업부 기획조정실장·산업정책실장, 청와대 산업통상자원비서관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가 시작된 뒤에는 에너지자원실장, 특허청장 등을 역임했다. 에너지자원실장으로 문 대통령 공약인 탈원전 정책을 가다듬었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박 수석은 2019년 특허청장으로 있을 때 문 대통령의 눈에 띄었다는 후문이다. 당시 일본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수출 제한 조치에 특허청은 특허 빅데이터를 활용해 국내 기업의 기술 자립을 도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 주재 특허 관련 행사가 열렸는데, 대통령이 부(部) 단위가 아닌 청(廳) 단위 행사를 직접 챙긴 것은 이례적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문 대통령은 소부장 자립화에서 특허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박 수석과 30여 분간 독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非기재부 출신으로는 처음
지금까지 청와대 경제수석은 기재부 관료 출신이나 대선 캠프에서 경제 공약에 깊숙이 관여한 교수 출신 몫이었다.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수석은 소득주도성장을 설계한 홍장표 부경대 교수다. 이후 윤종원·이호승·안일환 경제수석 등 기재부 관료 출신이 자리를 꿰찼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비슷했다. 조원동·안종범·강석훈 등 경제수석은 기재부 관료 또는 교수였다. 이명박 정부에서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경제수석에 올랐지만, 윤 전 장관 역시 기재부 관료 출신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수석을 지낸 한덕수 전 국무총리도 통상산업부에서 국·실장 및 차관을 거쳤지만, 경제기획원(현 기재부)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박 수석은 상공부와 함께 산업부 전신인 동력자원부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박 수석의 ‘깜짝 발탁’에 관가에선 높은 기대를 드러냈다. 1948년 상공부로 출범한 이후 역대 최초로 경제수석을 배출한 산업부는 “미시와 실물 경제의 중요성이 대두된 상황에서 적절한 인사”라는 평가를 내놨다. 기재부에서는 “원만한 성품에 경제 전반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 부처 간 업무 조율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전임은 건강 문제로 사의
전임인 안일환 전 경제수석은 건강상 이유로 사의를 밝혔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일각에서는 안 전 수석이 청와대 내 요소수 사태 태스크포스(TF) 팀장이었다는 점에서 요소수 관련 대응이 교체 사유가 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그러나 “안 전 수석은 건강상 이유로 추석 전에 사의를 표한 바 있다”며 “요소수 TF 단장으로서 일단 급한 불을 끄고 역할을 마무리해 사표가 수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 朴 신임 수석은

△1964년 전남 영암 출생
△광주 송원고 졸업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미국 인디애나대 경제학 박사
△행시 31회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
△청와대 산업통상자원비서관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
△특허청장


조미현/노경목/이지훈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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