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재난지원·손실보상 '쩐 전쟁'…내로남불식 포퓰리즘 공방

민주, '위드 코로나 방역지원금' 명명…내년초 대선前 지급 시사
국힘 "초과세수로 자영업자 손실보상"…추경 편성해 '尹 50조' 재원 조달
안철수 "청년 배신 포퓰리즘" 김동연 "재정의 1도 모르는 후보들"

여야가 대선 본선 레이스 시작과 무섭게 재난지원금을 둘러싼 내로남불식 '표퓰리즘' 공방을 벌이고 있다.

여야 대선후보 모두 '코로나 민심' 확보 경쟁에 몰두한 가운데 추가 재난지원의 대상과 규모 등을 놓고 견해차를 노출, 서로를 향해 포퓰리즘이라며 삿대질하는 형국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수십만원 규모의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50조원 규모의 '손실보상금' 구상을 밝힌 상태다.

민주당은 9일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위드 코로나 방역지원금'으로 명명하며 내년도 예산에 즉각 반영해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 지급 시기는 여야정 협의에 따르겠다는 방침이지만 이르면 내년 3월 대선 전에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방역 지원금은 내년 예산에 반영하여 내년 1월, 회계연도가 시작되면 최대한 빨리 국민들에게 지급해 개인 방역에 힘쓰고 있는 국민들의 방역물품 구입과 일상회복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완주 정책위의장은 "해외국가의 코로나 대응 재정지출을 보면 미국은 세 차례에 걸쳐 한화로 약 376만원, 일본은 약 103만원인데 우리나라는 1인당 50만원 수준"이라며 "나라는 부자인데 국민은 가난할 수가 없다.

일상 회복을 위한 '방역을 위한 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윤 후보의 '자영업자 손실보상급 50조원' 구상에 대해서는 전형적 포퓰리즘이라며 맹공을 가했다.

박 의장은 "윤 후보는 새정부 출범 100일간 50조원을 투입해 영업제한으로 인한 피해를 보상하겠다는데 이 한 문장 안에 물음표가 여러 개 생긴다"며 "내년도 예산안에 들어가지 않은 50조원을 마련하려면 당장 추가 국가채무를 그만큼 늘리는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단 소상공인, 자영업자분들의 피해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선행돼야 한다"며 "100일 만에 국가부채를 50조원 늘려 투입하겠다는 것은 그야말로 표를 구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전국민 재난지원금 추진 공식화에 "세금깡"이자 "꼼수"라며 반격을 가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예산을 갖고 장난감처럼 주물럭주물럭한다.

민주당 후보를 위해 예산을 오른쪽 포켓에 넣었다, 왼쪽 포켓에 넣었다 한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전국민 재난지원금은 악성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수없이 받아왔음에도 민주당은 세금 납부 시차를 교묘하게 조정해 어떻게든 돈을 뿌리려 하고 있다"며 "국가 재정을 정치자금으로 쓰려는 시도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했다.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대선 '매표'를 위해 혈안이 돼서 재정을 자기 마음대로 주물럭거리는 꼼수 중에 왕 꼼수다.

대장동 사업을 설계한 이 후보가 이런 꼼수를 또 설계했냐"라고 했고,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신개념 '세금 밑장빼기'"라며 가세했다.

국민의힘은 초과세수를 '전국민 지원'이 아닌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손실보상에 써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윤 후보의 50조원 규모 '자영업자 손실보상 패키지' 구상에 대해서는 정부 출범 후 추경 편성을 통해 재원을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원내대표는 MBC라디오에서 "당장 금년 예산 쪽에 다 반영하긴 어려워 보이고, 정부가 출범하고 나서 추경을 편성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제3지대' 야권 주자들은 이 후보와 윤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SNS를 통해 이 후보의 전국민 재난지원금 공약과 윤 후보의 50조원 규모의 자영업자 피해보상 공약을 나란히 거론하며 "청년세대에 버림받은 후보들이 청년을 배신하는 포퓰리즘 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이어 "나랏빚을 판 돈으로 삼아 기득권 양당 후보들이 '쩐의 전쟁'을 시작했다"며 "결국 둘 중 누가 이기든 청년들의 미래를 착취하는 모양새"라고 악평했다.

제3지대 대권주자인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재정의 1도 모르면서 돈이 화수분처럼 나오는 것인 양, 자기 주머니라면 결코 할 수 없는 말을 한다"며 거대 양당 후보들을 직격했다.

그는 이 후보 공약에 대해 "피해 계층에 더 촘촘하고 두터운 지원을 해야 한다.

포퓰리즘에 의한 선거전략"이라고 비판했고, 윤 후보 공약에 대해선 "재정 메커니즘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내지르는 말이다.

대통령 당선 직후 50조원 규모 추경은 재정 역사상 있어 본 일이 없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