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의원·의장단 상견례…'외연 확장' 선대위 원칙 천명
비서실장에 최측근 권성동 '깜짝 인선'…당무우선권 각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8일 후보 선출 이후 처음으로 국회를 찾았다.

대선까지 당 업무에 대해 우선적으로 권한을 갖게 된 윤 후보는 이날 당 지도부, 소속 의원들과 만나 '당 중심의 선거운동과 국정운영'을 일성으로 내세웠다.

지난 3월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0선 정치신인'이지만, 안정감 있는 당 운영의 밑그림을 제시함으로써 주도권 확보에 시동을 걸었다는 해석이 나왔다.

여의도 온 尹, 당무 첫발…일성은 "黨 중심 국정운영"
윤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와, 당 소속 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현안보고를 연달아 찾아 상견례를 가졌다.

이준석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의원들은 기립박수로 윤 후보를 환영했다.

이 대표는 두 개의 비단주머니를 선물로 준비했고, 김기현 원내대표는 '대선 승리의 마음을 담아'라는 리본이 달린 꽃다발을 건넸다.

윤 후보는 최고위 인사말에서 "선거가 특정 캠프의 선거가 되어버리면 집권 후에도 그것이 유사 독재로 흐를 가능성이 많다"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시절 '금강팀', '광흥창팀'으로 대변된 측근 그룹의 폐해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경선은 캠프 중심으로 하더라도 대선은 우리 당이 중심이 되고 당 밖에 계신 분들에 대해 외연을 확장하고 지지 기반, 생각을 넓힐 수 있는 선거운동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대위 인선을 둘러싼 당 안팎의 잡음을 조기에 불식하는 동시에, '당무 우선권'을 가진 대선 후보로서 존재감을 확립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유력 거론되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기존 경선캠프를 해체하는 수준의 선대위 재편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윤 후보가 이날 후보 비서실장에 최측근이자 경선캠프 좌장 격인 권성동 의원을 깜짝 발탁한 것도 이런 연장선상에서 해석된다.

여의도 온 尹, 당무 첫발…일성은 "黨 중심 국정운영"
당 지도부는 덕담으로 화답했다.

이 대표는 "세대확장, 지역확장의 기조를 이어가고 후보도 최대한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선대위를 구성하자고 했다.

공유와 개방, 참여가 우리 당의 기조"라며 윤 후보와 궤를 맞췄다.

김 원내대표는 "많은 난관과 어려움을 딛고 우리 국민의힘이 다시 국민의 사랑을 받는 정당으로 거듭나면서, 아름다운 경선의 과정을 다 마무리하게 돼 감개무량하다"며 "3월 9일 승리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자"고 했다.

현안보고 회의장으로 이동한 윤 후보는 "정치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저를 당에서 정권교체의 선봉장, 대통령 후보로서 뽑아주신 것에 대해서 기쁜 마음에 앞서서 막중한 책임감과 무거운 마음을 갖게 됐다"며 더욱 몸을 낮췄다.

이어 "대통령이 권력자가 돼서는 안 된다"면서 "집권 이후에도 당을 중심으로 국정운영이 돼야 의회주의가 발현되는 것"이라고 약속했고, 의원들은 '윤석열 대통령'을 연호하며 또 한 번 기립박수를 보냈다.

여의도 온 尹, 당무 첫발…일성은 "黨 중심 국정운영"
윤 후보는 이어 박병석 국회의장과 김상희·정진석 부의장을 차례로 예방했고, 헌정회 방문을 끝으로 이날 여의도 일정을 마무리한다.

오후에는 비공개로 광화문 경선캠프 해단식을 한다.

한편, 윤 후보는 국회 방문에 앞서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를 비롯한 기독교계 인사들과 조찬 회동을 한 뒤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지도부와 함께 현충탑을 참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