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캠프, 기본 시리즈 설계·재정 역할 강조…尹 캠프, 민간 자율성·효율적 재정 내세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간 ‘대권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각 후보 캠프의 ‘경제정책 브레인’에 정치권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 후보 캠프의 경우 기존 경제학 이론에 대안적 성격의 분배 정책 등을 강조해온 교수들이 중심이 되고 있다. 윤 후보 캠프에는 주로 효율적 재정, 민간 주도 경제 등을 주장하는 시장주의자들이 활동 중이다.

이 후보의 ‘경제 책사’로 가장 먼저 꼽히는 인물은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다. 앞서 이 후보의 열린캠프에서 정책조정단장을 맡아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기본소득과 기본주택, 기본금융 등 ‘기본시리즈’를 다듬었다. 최 교수는 정부 재정은 물론 중앙은행에 대해서도 발권력을 강조하는 등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한다. 부동산, 금융 등 각종 분야에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내온 인사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을 강력 지지해온 인물이기도 하다.

강남훈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도 오랫동안 기본소득을 연구해온 ‘기본소득 설계자’로 꼽힌다. 강 교수는 “토지보유세와 탄소세 등을 도입하면 기본소득은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인물은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다. 하 교수는 한국은행, 금융연구원 등에서 근무한 중도 성향의 거시경제학자다. 하 교수는 지난 2일 출범한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경제학자 중 유일하게 이 후보 직속 위원회인 ‘전환적 공정성장 전략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화제가 됐다. 상대적으로 주류 경제학과 가까운 인물이란 평가를 받는다.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이 외에 재정학자인 주병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이상경 가천대 도시계획조경학부 교수 등도 정책 브레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윤 후보 캠프의 대표적 경제 브레인은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론을 최일선에서 비판해왔고, 규제 위주의 부동산 대책 역시 강하게 지적해온 인물이다. 윤석열 캠프의 1순위 경제 성장 공약은 ‘규제 철폐’라고 말할 만큼 시장주의자이기도 하다.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을 거쳐 현재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종배 의원도 윤석열 캠프 정책총괄본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효율적 재정, 국가부채 축소 등을 강조해왔다.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은 정책총괄간사를 맡고 있다. 30년간 기획재정부에 몸담으며 예산실장, 제2차관 등을 거친 ‘예산통’이다. 그는 ‘작지만 효율적인 정부’를 자신의 경제철학으로 강조해왔다.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인 윤창현 의원, 기재부 차관 출신인 송언석 의원도 경제 정책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다만 윤석열 캠프의 경우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합류가 유력한 만큼 경제 브레인팀에 큰 폭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성상훈/오형주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