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조력자 넘어 외연확장까지…일정·메시지 전략적 검토

여야 대선 후보가 확정되면서 배우자들도 '내조경쟁'에 시동을 걸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아내 김혜경(55) 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아내 김건희(49) 씨는 본선 과정에서 남편과 '따로 또 같이' 일정을 이어가면서 '조력자' 역할에 나설 예정이다.

두 사람 모두 최근 머리도 '단발'로 정리하면서 대중과 본격적으로 만날 채비에 들어간 모습이다.

'단발 변신' 김혜경 vs 김건희…대선 내조경쟁도 '시동'
7일 민주당에 따르면 김혜경 씨는 선거 전면에 나설 채비를 갖췄다.

김씨는 지난 2일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남편인 이 후보에게 이야기해주거나 기념 촬영 전 옷 매무새를 바로잡아주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김씨는 후보 배우자 실장을 맡은 이해식 의원을 중심으로, 실무진 구성이 마무리되는 대로 배우자 자체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김씨는 이미 성남시장·경기지사 선거, 대선 등을 경험한 '지원 사격 베테랑'으로서 유권자들과 어우러지는 데 무리가 없다는 게 선대위의 판단이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김씨에 대해 "탁월한 현장 소통 능력을 갖췄다"며 "후보 일정을 대신하는 게 아니라 과거 미셸 오바마처럼 의미 있는 독자 캠페인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후변화·아동·사회 안전 등 생활 밀착 이슈를 자연스레 이야기할 수 있는 일정이 검토되고 있다.

피아노 전공자인 만큼 문화예술인과 함께 하는 일정도 얘기되고 있다고 한다.

동시에 이 후보와 김씨가 함께하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과거 부부 동반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던 두 사람의 '케미(사람 사이의 조화)'에 호소력이 있다는 의견이 주변에서 나온다.

취약 지지층인 대학생, 청년, 여성들을 부부가 함께 만나야 한다는 아이디어도 나온다.

두 사람은 이 후보가 성남시장이었던 2017년 김씨의 모교인 숙명여대에서 경제·취업·주거 등을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열어 학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게 이 후보측 설명이다.

'단발 변신' 김혜경 vs 김건희…대선 내조경쟁도 '시동'
민주당보다 대선 후보 선출이 한 달 가까이 늦었던 국민의힘도 조만간 당 선대위가 꾸려지는 대로 배우자 지원팀을 만들 예정이다.

김건희씨는 경선 과정에서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지만 '그림자 내조'를 벌여왔다.

윤 후보가 법조계 생활만 27년을 했던 '0선'의 정치신인인 만큼, 김 씨 역시 선거 지원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최대한 자연스럽게 유권자들과 접촉하는 방안을 우선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캠프 관계자는 "그동안 사회생활을 했었지만 많은 대중에게 노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보다 친근한 문화·예술 분야부터 접점을 찾아보자는 제안을 여러 사람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가 전시기획사(코바나컨텐츠) 대표로서 국내에서 굵직한 전시를 기획해 개최한 경험이 있고 문화·예술 분야 네트워크도 탄탄한 편이기 때문이다.

다른 후보 배우자들보다 젊은 편인 만큼 20∼40대 지지세를 넓히는 역할을 할 수도 있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윤 후보의 취약점으로 꼽히는 청년층 표심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수사 등이 진행 중인 만큼 등판 시점에 대해 고민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는 지난 5일 인터뷰에서 '부인의 공개 활동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본선에 들어가면 일정 부분 대선 후보 아내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발 변신' 김혜경 vs 김건희…대선 내조경쟁도 '시동'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남편 이승배(65) 씨,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부인 김미경(58) 서울대 교수도 과거 선거 경험을 살려 후원자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심 후보의 경우 이번이 네 번째, 안 후보는 세 번째 대권 도전이다.

2017년 대선에서 이씨는 정의당을 상징하는 노란색 바탕에 '남편'이라고 적힌 재킷을 입고 지원유세를 다녔다.

김 교수도 당시 안 후보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을 주로 찾아 유권자들과 스킨십을 늘리며 표심에 공을 들였다.

'단발 변신' 김혜경 vs 김건희…대선 내조경쟁도 '시동'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