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 도전한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최종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탄탄한 정책역량을 바탕으로 나란히 '저평가 우량주'로 평가받은 주자들이지만, '윤석열-홍준표 양강구도'를 넘어서며 이변을 만들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5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발표된 본경선 투표 결과, 유 전 의원은 7.47% 득표율로 3위를 기록했다.

원 전 지사가 3.17%로 뒤를 이었다.

유 전 의원은 몸을 웅크렸다가 크게 도약하는 치타처럼 지지율이 오를 것이란 의미의 '유치타', 원 전 지사는 '대장동 1타 강사'로서 분투했지만, 양강으로 굳어진 경선 구도에서 반전의 기회로 이어지진 못했다.

유 전 의원은 경선 내내 명불허전 발군의 토론 실력으로 존재감을 입증했다.

본경선 기간에만 10회에 달했던 '토론 경선'에서 남다른 정책적 깊이와 논리로 주목을 받았다는 평가다.

특히 경제 전문가로서 공약의 구체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표 계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연금개혁 공약을 통해 국민만을 위한 정책을 펴겠다는 '준비된 후보'의 면모도 보였다.

개혁보수의 아이콘으로 각인됐던 유 전 의원의 지지층도 눈에 띄었다.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이 전통적으로 약세인 수도권, 20·30세대의 지지가 두드러진 후보였다.

게다가 상당한 정치경력에도 부정부패·비리 의혹이나 신상 논란으로 잡음을 빚은 일이 거의 없다.

유 전 의원의 별명인 '유치타'에 '민주당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는 후보'라는 의미도 내포됐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향후 본선에서 국민의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도와 20·30세대의 지지를 보완할 수 있도록 유 전 의원의 역할론이 꾸준히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 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강'을 제대로 건너진 못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탄핵 이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을 탈당한 뒤 바른정당을 창당해 2017년 대선 출마했었던 '대권 재수생'이다.

'본가'인 국민의힘으로 돌아온 유 전 의원은 경선 기간 대구·경북(TK) 지역을 가장 자주 찾아 "소신과 양심에 따른 선택이었다"고 호소했지만, 결국 당심을 극복하지는 못했다.

원 전 지사는 '대장동 1타 강사'라는 별명을 얻으며 뒷심을 보였다.

모범생 이미지를 벗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대장동 개발 의혹을 집요하게 파고들면서 대표 공격수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캠프 내에 '화천대유 의혹규명 TF'를 설치해 새로운 의혹 발굴에 집중했고, 직접 대검찰청을 찾아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이 후보를 배임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덕분에 2차례 제주지사로 활동하며 멀어졌던 여의도 중앙 정치무대에 비교적 성공적으로 복귀했다는 평가다.

원 전 지사 자신도 "경선이 끝났다고 해서 다소곳이 물러나 있는 게 아니라 제 나름대로 최선의 역할을 주도성을 가지고 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재명 저격수'라는 이미지를 통해 본선에서도 최전방 공격수로 활동할 것으로 보인다.

비록 4위로 경선은 탈락했지만, 대선 이후 원 전 지사의 행보에는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종로 보궐선거 출마, 차기 당 대표 출마, 차기 대권 도전 등 여러 정치적 선택지가 두루 거론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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