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도미 '인강판소리예술원' 운영…전통예술단체 '토요풍류'도 참여
美 LA '젊은 소리꾼' 심현정 "미국땅에 판소리 전파하겠다"

"미국인들에게 '코리아 솔로 오페라'로 알려진 판소리를 미국 땅에 전파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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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젊은 소리꾼'으로 불리는 심현정 인강판소리예술원 원장의 포부다.

그는 최근 캘리포니아주 정부 예술위원회(CAC)의 펠로우십에 선정돼 기금 5천 달러(약 600만원)를 받았다.

한인 국악인이 CAC 펠로우십에 뽑힌 것은 드문 사례다.

심 원장은 3일 연합뉴스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방탄소년단(BTS)을 앞세운 K-팝과 영화 '기생충',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이어지는 미국 내 한류 팬들을 판소리로 끌어들이겠다"고 밝혔다.

200년 역사의 판소리는 2003년 유네스코 세계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전통 음악이다.

이런 자랑스러운 유산을 미국 전역에 알리는 '판소리 전도사'를 그는 자처한다.

펠로우십 기금을 판소리 전수생 양성에 쓰겠다는 심 원장은 2018년 LA에서 창단한 비영리 전통문화 예술단체 '토요풍류'(KTYPR)의 음악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판소리의 '판'은 막혀 있는 공간이 아닌 넓은 마당입니다.

이곳에서 많은 이에게 소리와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판소리'이고요.

한류의 영향으로 요즘 판소리에 관심을 두는 동포 2세와 미국인들이 늘고 있어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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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LA '젊은 소리꾼' 심현정 "미국땅에 판소리 전파하겠다"

심 원장의 스케줄은 내년까지 채워져 가고 있다.

한인 혼혈인과 입양인들을 위한 워크숍을 비롯해 '커뮤니티 찾아가는 공연', 양로병원 위문 공연, 다른 커뮤니티와의 협업 무대, 제48회 LA 한인 축제와 제2회 네바다 아시안 아메리칸 페스티벌 공연 등 크고 작은 행사에 초청됐다.

특히 한인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멕시칸 커뮤니티 예술가와 협연 공연에 공을 들인다.

캘리포니아주를 포함해 다른 주에서 좀 더 다양한 공연을 만들고, 새로운 시도를 해볼 계획이다.

심 원장은 15살 늦은 나이에 소리를 시작했다.

서울 국악예술고교와 중앙대 음악극과를 졸업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수궁가 준 보유자인 정옥향 명창에게서 '수궁가'와 '춘향가'를 사사했다.

어린이와 중·고교생, 대학생에게 판소리를 전수하는가 하면 창극 공연자로 지역 순회공연을 하고, 방송에 출연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다 2011년 태평양을 건넜다.

당시 LA에는 한인이 많이 거주하는 데 비해 전문 소리꾼이 드물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역할이 있을 것이란 생각에 기뻤다고 한다.

이듬해 판소리 보급과 후진 양성을 위해 인강판소리예술원을 열었다.

3년 뒤 LA 한국교육원에서 6인의 동호인과 판소리 소모임을 시작했고, 2018년 이 소모임을 주축으로 토요풍류를 창단했고, 음악 디렉터를 맡았다.

인강판소리예술원은 초·중·고교생들에게 판소리를 가르치는 '퍼포먼스 소리반', '다민족 노래 강좌'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심 원장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소중한 가족이나 친구를 잃은 사람들을 위로하고, 희생된 사람들의 명복을 기원하는 '씻김-코로나 길 닦음' 공연을 펼쳐 주목을 받았다.

LA 한국교육원에서는 7년째 뿌리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동포 2세들에게 한국 문화를 가르치고, 우리 전통예술 공연자들에게 무대에 설 기회와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주고 있다.

"우리가 처음 영어를 배울 때도 노래를 부르면서 배우면 쉽듯이 판소리를 하면서 한국어를 배우면 효과적입니다.

판소리를 하면 자연적으로 강하고 풍부한 목소리와 호흡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건강과 미용에도 좋죠."
판소리의 장점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는 그는 앞으로 학교 강당이나 양로원, 요양원, 아동병동 등을 찾아가 판소리를 들려주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내년 미국에서 '제1회 청소년 국제 판소리 대회'를 개최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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