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해 후보자 상대…與는 최 前원장, 野는 대장동에 각각 방점

최재해 감사원장 후보자를 대상으로 2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여야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중도 사퇴, 대장동 개발 의혹을 중심으로 공방을 벌였다.

야당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성남시장 재직 당시 추진된 대장동 사업 의혹을 집중 부각하며 철저한 감사원 감사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은 "대장동 관련 여론조사를 보면 특검과 국정조사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인데 이것이 민심이다.

이재명 후보 측근들이 단군 이래 최대 수익을 올렸다고 자랑하고 실질적으로 그런 수익을 올렸다"며 "2015년 성남시 대장동, 백현동, 정자동에 온 국민의 관심사가 쏠려있는데 감사원이 총체적 감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서일준 의원도 "대장동 주민의 공익감사 청구의 감사 여부 결정 시한이 4일 남았는데 백현동 개발사업과 함께 전국 지자체 사업을 전수 감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석준 의원은 "2018년 한국식품연구원 이전 때 백현동과 관련해 특정감사를 해서 식품연구원 관련자들에게 부지를 수의계약으로 매각하고 이권 등에 개입했다며 해임 등 중징계를 했는데 당시 성남시는 감사를 안 했다.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며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을 봐줬다는 오해밖에 안 받는 것"이라고 따졌다.

야당은 산업통상자원부, 여성가족부가 민주당의 정책 공약 개발에 관여했다는 '관건선거' 의혹에 대해서도 감사를 촉구했다.

서일준 의원은 "여당이 대선을 앞두고 공무원을 동원해 관건 선거를 하고 있다"고 했고, 구자근 의원도 "두 부처 만이 아닐 텐데 공직기강을 바로세우는 차원에서 전 부처에 대해 내부 감사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 후보자는 "임명되면 공직기강 확립 차원에서 내용을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감사원장 후보자 청문회…野 "대장동 감사" 與 "최재형 감사"(종합)
반면 여당은 최재형 전 원장 당시 월성원전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에 대해 총공세를 폈다.

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월성원전 고발사주와 관련해 감사원, 검찰, 국민의힘이 공모해서 고발한 정황이 있다.

제2고발사주 의혹"이라며 "전임 감사원장이 직접 관여해 주도한 의혹이 있는데, 정치 중립성을 넘어서 심각한 직권남용, 헌법의무 위반한 범죄가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양이원영 의원은 "월성1호기 감사가 최 전 원장 개인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이용된 게 아닌가 의심할 수 밖에 없다"며 "감사원이 장관에서 내려온 백운규 산업부 장관에 대해서도 사인(私人)일 때 감사했는데 최 전 원장에 대해서도 감사해야 한다"며 공익감사 청구 수용을 촉구했다.

박주민 의원은 "감사원을 특정인이 사유화하고 감사원 권한을 자신의 정치적 자산으로 만든다거나 자신과 우호적인 정치세력에 도움을 주기 위해 사용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최 전 원장을 겨냥했다.

유기홍 의원은 "최 전 원장이 정치감사를 했다는 의혹이 서울시교육청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감사에도 있다"며 "전교조 해직교사 복직에 대해 감사원이 감사하고 공수처 1호 사건이 됐는데, 진보교육감에 대한 부당한 공격이 아닐까 하는 의혹을 사고 있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장 후보자 청문회…野 "대장동 감사" 與 "최재형 감사"(종합)
여당은 최 전 원장이 임기 도중 사퇴해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출마한 점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김남국 의원은 "전임 감사원장이 헌법에 보장된 임기를 지키지 않고 퇴직하고 나가서 대선에 직행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박성준 의원은 "전임 감사원장이 감사원장 시절에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는지 (취임 후) 감사원장으로서 감사할 용의가 있는가.

권력 사유화를 위해 권력을 행사했다면 조사하는 게 감사원 역할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에 최 후보자가 여러 차례 웃으며 "전임 원장 행보라 제가 뭐라고 답하기가…"라고 하는 등 즉답을 피하자 여당 의원들은 "매우 실망스러운 답변"이라고 질타했다.

오후에 같은 질문이 이어지자 최 후보자는 "감찰 실익이 없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지, 감사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문회 내내 민주당이 최 전 원장에 대해 공세를 펴자 국민의힘은 "오늘은 최 후보자 청문회다"(홍문표 특위 위원장), "최 전 원장에 대한 국감인지 최 후보자 청문회인지 헷갈릴 정도"(정점식 간사)라고 반발했다.

구자근 의원은 "최 전 원장은 임명동의안 제출 때 문재인 대통령의 평가대로 청와대의 부당한 압력과 여당 탄압에도 불구하고 높은 도덕성과 흔들리지 않는 자세로 일하셨다.

이렇게 옳은 길을 가면 사임 압박을 받고 결국 임기를 다 하지 못할 수 있다"면서 최 전 원장을 감싸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