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매머드 선대위' 출범…李후보, 文정부와 차별화

"부동산 대개혁 나서겠다"
박정희 전 대통령 언급하며
"1호 공약은 경제성장의 회복"

경선 상대들 '원팀' 강조
이낙연 "경쟁했지만 하나될 때"
정세균 "이젠 李후보 손 잡아줘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 다섯 번째)가 2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당 지도부 및 공동선대위원장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주·우원식 의원, 윤호중 원내대표, 송영길 대표, 이 후보, 부인 김혜경 씨, 김상희·이광재·김진표 의원.  김범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 다섯 번째)가 2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당 지도부 및 공동선대위원장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주·우원식 의원, 윤호중 원내대표, 송영길 대표, 이 후보, 부인 김혜경 씨, 김상희·이광재·김진표 의원. 김범준 기자

“특혜 기득권 카르텔을 해체해 자원과 기회의 효율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의 기반을 만들겠다.”

더불어민주당의 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한 이재명 대선후보는 “(대선 후보로서의) 1호 공약은 성장의 회복”이라며 “강력한 추진력으로 경제성장의 엔진을 힘차게 돌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하고 부동산 문제에 사과하는 등 ‘이재명 정부’를 일곱 번 외치며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李 “성장회복·부동산 대개혁 나서겠다”
민주당은 2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선대위 출범식을 열고 본격적인 대선 체제에 들어갔다. 출범식에는 이 후보 외에 송영길 대표 등 당 지도부와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을 비롯해 총 376명이 참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민주당이 개최한 첫 대규모 행사다.

이날 이 후보는 지난달 26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선물받은 남색 넥타이를 착용하고 후보 연설에 나섰다. 그는 “이렇게 멋진 드림원팀을 국민과 당원들에게 보고드릴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경선 과정 내내 불거진 캠프 및 지지자 사이의 갈등을 봉합하고자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자신의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 대신 ‘성장 회복’을 강조하며 박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를 만들어 제조업 중심 산업화의 길을 열었다”며 “이재명 정부는 탈탄소 시대를 질주하며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갈 ‘에너지 고속도로’를 깔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성 회복을 통해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고, 전환적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전환성장을 투트랙으로 하는 ‘전환적 공정성장’을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지지율 하락의 원인인 부동산가격 급등과 이 후보 자신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의식해 부동산 개혁 공약도 내세웠다. 이 후보는 “높은 집값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국민을 보면서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며 “부동산 문제로 국민들께 고통과 좌절을 드려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발이익 완전국가환수제에 대한 관심과 지지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지금이 부동산 대개혁의 적기”라며 “이미 관련 법안들이 국회에 발의된 만큼 이번 정기국회에서 당장 할 수 있는 개발이익환수제 강화와 분양가 상한제 등 제도개혁부터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력하고 대대적인 부동산 대개혁을 통해 일반의 예상을 뛰어넘는 공급대책으로 저렴한 임대료로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고품질 기본주택을 대대적으로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선 상대들 “원팀 넘어 윈팀으로”
민주당 경선에 참여했던 후보들은 이날 이 후보를 위한 릴레이 지지연설에 나섰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은 경쟁할 때는 경쟁해도 하나될 때는 하나가 됐다”며 “민주당답게 승리하고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패배 이후 ‘원팀 합류 거부’를 선언한 자신의 지지자들을 염두에 둔 메시지도 나왔다. 이 전 대표는 “경선 이후 3주간 조용히 지내며 여야가 그들만의 성에 갇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민주당이 야당보다 더 겸손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 전 총리는 “지금까지 이 후보는 혼자의 힘으로 이 자리에 왔다”며 “이제 우리가 이 후보의 손을 잡아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용진 의원은 “원팀, 빅팀을 넘어 윈팀(승리하는 팀)으로 나아가자”고 다짐했다. 이 후보는 후보들의 연설이 끝날 때마다 후보들과 포옹하며 인사를 나눴다.
이재명, 소맥 회동으로 ‘앙금 풀기’
이 후보는 출범식 참석 후 정 전 총리를 도왔던 김영주·안규백·김교흥 의원 등과 만찬 회동을 했다. 전날엔 이낙연 캠프 인사였던 설훈·홍영표·김종민·신동근 의원 등과 ‘소맥 회동’을 하고 “선거에서 지면 죄를 짓는 것이다.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테니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의 대표 정책인 기본소득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신 의원 등은 “기본소득에 대한 우려가 있어 내부기구를 만들어 정책을 결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기본소득은 이 전 대표의 ‘신복지’와 비슷하다”고 답했다. ‘이재명 저격수’를 자처했던 설 의원은 중도층 공략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대표도 이날 경선 후보들의 후원회장을 맡았던 인사들과 오찬을 하며 본선 전략 등을 논의했다. 이 전 대표의 후원회장이었던 송기인 신부와 이 후보 측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측의 장영달 우석대 명예총장, 박용진 의원의 안광훈 신부 등이 참석했다. 송 신부는 “이 후보가 민주당의 후보가 된 이상 민주당 정책을 따라가야 한다”며 “촛불정신을 이어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전범진/고은이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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