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계·학계·종교계 인사들 속속 발걸음

28일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이틀째 조문 행렬이 줄을 지었다.

서울광장에 차려진 시민분향소에도 조문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빈소는 전날까지 3호실이었지만 이날은 좀 더 넓은 2호실로 바뀌었다.

또 상주로는 아들인 노재헌 변호사가 주로 자리를 지켰고, 나머지 유족은 입관식 준비로 분주했다.

빈소는 30일까지 운영된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오전 빈소를 찾아 유족, 박철언 전 장관 등과 대화했다.

이 무렵 김기춘 전 비서실장도 조문을 와 두 사람이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반 총장은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평생 외교관 입장에서 보면 대한민국의 외교 지평을 대폭 확대하신 분"이라며 "떠나시면서 잘못한 면에 대해 용서를 빈 부분에 가슴이 좀 뭉클했다.

국가장 결정도 잘한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기춘 전 실장은 "노 전 대통령은 권위주의 정부에서 민주 정부로 이행할 때 과도기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했다"며 "과에 대해서는 본인도 유언으로 사죄했으니 국민과 역사가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도 오전에 빈소를 찾아 "노 전 대통령은 중국의 오랜 친구로 한중 수교, 대만과의 단교를 결단하셨다"며 "노재헌 변호사와 양국 관계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루이스 로피스 주한 브라질대사도 조문했다.

재계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조문했다.

신 회장은 취재진에는 별다른 말 없이 자리를 떴다.

이밖에 정운찬 전 총리,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 이어령 이화여대 명예석좌교수,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이채익·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서승환 연세대 총장, 조계종 총무원장인 원행스님, 원불교 관계자 등이 오전에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김현철 이사는 "노 전 대통령 서거를 통해 정치권도 새로운 화합에 대해 생각을 해보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라고, 원행스님은 "공과 과가 있으니 국가장을 해드리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영정과 국화, 분향 등이 마련된 서울광장 분향소에는 시민들이 많이 다녀갔다.

오세훈 시장도 9시께 분향했다.

처음 분향한 윤종철(63) 씨는 "북방외교에서 큰일을 하신 분"이라며 "그동안 짓눌렸던 고뇌에서 벗어나 편안하게 지내시길 바란다"고 했다.

경기도 연천에서 온 이모(53) 씨도 "국가 책임자로서 공헌도 있고, 경제 재건에도 힘쓰셨기에 추모하러 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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