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내려면 국가 허가 받아라?"
캠프선 "고민했지만 접었다"

李 "부동산 잡아야 정권 재창출
개발이익 환수 제도화 서둘러야"

선대위 내달 2일 출범 계획
이낙연측 '시큰둥'에 인선 난항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7일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7일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7일 첫 민생 행보에 나서며 “음식점 허가총량제를 운영해볼까 하는 생각이 있다”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음식점 간 치열한 경쟁을 지적하면서 한 말이지만 ‘식당 개업마저 국가 허가를 받아야 하느냐’는 비판이 나왔다. 논란이 되자 캠프 측은 “고민했지만 접었다”며 “공약으로 나올 일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재명 “총량제, 나쁜 것 아니야”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신림동 신원시장에서 열린 전국 소상공인·자영업자 간담회에 참석해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있지만 총량제가 나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정해진 양의 ‘음식점 면허’를 200만~300만원 선에서 거래하는 시스템을 제안하며 “(많은 자영업자들이) 식당을 열었다가 망하면서 개미지옥으로 빠진다”며 “철학적 논쟁이 필요하지만 선량한 규제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재명 캠프에서 대변인을 맡았던 홍정민 의원은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이 지사는 과거 식당총량제를 고민했지만 자율 존중 측면에서 불가능해 포기했다는 의도로 말한 것”이라며 “단순히 소상공인의 아픔에 공감한다는 뜻의 발언으로, 공약으로 논의한 적이 전혀 없는 구상”이라고 해명했다.

이 후보는 소상공인 손실보상 하한액을 현행 10만원에서 인상해야 한다는 요구도 내놨다. 민주당이 지난 7월 통과시킨 손실보상법의 하한액은 10만원이다. 이 후보는 “10만원은 너무 낮아 받는 입장에서 화가 날, 지급하지 않는 것보다 못한 수준”이라며 “내년 예산에 반영하거나 추경(추가경정예산)을 통과시킬 것을 당에 요청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의 ‘정부 정책 문제 제기’는 온라인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번 선거의 가장 중요한 쟁점은 누가 뭐래도 부동산”이라며 “분노한 부동산 민심을 설득하지 못하면 정권 재창출은 요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발이익 환수 제도화의 물꼬가 트인 만큼 개혁 국회에서 의견을 잘 모아 달라”고 주문했다.

이 후보는 이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당내 경선 때 경쟁했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오찬 회동을 했다. 추 전 장관 측 강희용 공보실장은 회동 후 기자들을 만나 추 전 장관이 이 후보의 명예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로 했다고 전했다.
‘비호감 대 비호감 선거’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가 부동산과 민생 관련 메시지에 집중하는 것이 대선 본선을 염두에 둔 ‘비호감 줄이기 전략’의 일환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 후보는 지지층의 결집력이 강하지만 파격적인 정치 스타일과 여배우 스캔들, 조폭 연루 의혹, 대장동 의혹 등으로 ‘비호감 유권자’ 역시 많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2일 발표한 주요 인물 호감도 조사에 따르면 이 후보에게 ‘호감이 간다’는 답변은 32%인 반면 ‘호감이 가지 않는다’는 60%에 달했다.
2일 출범 선대위는 ‘구성 난항’
민주당은 이날 이 후보의 대권 레이스를 보좌할 선거대책위원회가 다음달 2일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선대위 구성은 지속적으로 보완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막판까지 ‘불복 논란’이 이어진 경선 후유증으로 선대위 구성이 수월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캠프에 몸담았던 중진 의원들이 각종 선대위 보직 제안을 거절하는 등 경선 여파가 여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이재명계 중진 의원은 “캠프 핵심 요직인 비서실장이나 총괄본부장 등을 제안하기도 했지만, 현재로서는 수락 의사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재명계 의원들의 싱크탱크인 ‘성장과 공정포럼’이 개최한 ‘대전환 시대의 국가와 차기 정부’ 토론회에선 기획재정부의 권한을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치행정 정책 자문을 맡은 박상철 경기대 교수는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과거 총리에게 주어졌던 예산편성권을 모두 기재부로 통합시킨 구조였다”며 “책임총리제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이런 맹점을 제도적으로 보완하는 것을 정부조직 개편의 중요한 축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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