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 26일 89세 일기로 타계
盧, 희귀병 '소뇌 위축증'으로 20년 투병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전 대통령이 26일 숨졌다. 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전 대통령이 26일 숨졌다. 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 제 13대 대통령 노태우 전 대통령이 26일 타계했다. 향년 89세.

소뇌위축증과 천식 등 지병으로 오랜 병상 생활을 해온 노 전 대통령은 최근 병세가 악화돼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에는 호흡 곤란으로 응급실에 후송되기도 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 장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페이스북에 "아버지가 또 한고비를 넘겼다"고 전했다.

노 관장은 ‘아버지의 인내심’이란 글에서 "호흡 보조 장치에 문제가 생겼었다"라면서 "지상에서 아버지께 허락된 시간이 앞으로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없지만, 아버지는 나에게 확실한 교훈을 주셨다. 인내심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때로는 눈짓으로 의사 표현을 하시기도 하는데, 정말 하고픈 말이 있을 때 소통이 잘 안 되면 온 얼굴이 무너지며 울상이 되신다"라며 "아버지가 우는 모습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노 관장은 "어머니는 영혼과 몸이 그야말로 나달나달해지도록 아버지를 섬기셨다. 어느 소설에서도 이토록 서로를 사랑한 부부를 찾기 어려울 것 같다"고 소회를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이 생전 앓았던 ‘소뇌위축증’은 균형을 담당하는 소뇌에 문제가 생겨 운동 기능 장애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마치 술 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리며 걷거나 똑바로 걸을 수 없는 게 특징이며 손발 운동장애, 안구 운동장애, 언어장애, 어지럼 증세를 보인다. 심하면 보행 및 운동력 상실과 근육이 마비되며, 안구의 운동도 저하돼 나중에 실명에까지 이르고 청력을 잃을 수도 있다.

1932년 대구에서 태어난 노 전 대통령은 1988년부터 1993년까지 대한민국 13대 대통령을 역임했다.

노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 정착과 외교적 지위 향상, 토지공개념 도입 등 경제 발전에 이바지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1993년 퇴임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함께 수감됐고, 법원에서 징역 17년형과 추징금 2600억여 원을 선고받았다. 1997년 12월 퇴임을 앞둔 김영삼 대통령의 특별사면 조치로 석방됐다.

노 관장은 1조 원대 재산 분할을 두고 최태원 SK 회장과 이혼 소송 중이다.

최 회장은 지난 2015년 한 언론 매체에 편지를 보내 혼외자 존재와 노 관장과의 이혼 의사를 밝혔다. 이후 2017년 7월 법원에 이혼 조정을 신청했으나 조정 불성립으로 정식 소송으로 번졌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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