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부동산 사과 없다" vs 靑 "부동산 죄송함 천근만근, 평가 야박해"
검찰 등 권력기관 개혁도 거론안해…대선정국 의식한듯
'위기극복 정부로 규정…'오징어 게임' BTS 문화콘텐츠 성취 강조
정치·부동산 언급 줄이고 '성과' 띄운 文…野 "자화자찬" 맹폭(종합2보)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문재인 정부를 '위기극복 정부'로 규정하고 6개월가량 남은 임기를 일상회복과 경제회복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권력기관 개혁이나 부동산 개발비리 의혹 등 정치권에 직결되는 이슈에 대해 최대한 언급을 삼갔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제까지 정부가 위기를 넘겨오며 경제와 문화 분야에서의 성과를 설명하는 데 연설문 상당 부분을 할애했고, 연설 도중 본회의장 화면에 띄울 '오징어 게임' 포스터도 미리 준비하는 등 문화콘텐츠 분야의 성취를 강조했다.

다만 야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잘못된 정책에 대한 반성이나 사과 없이 자화자찬으로만 채워진 연설"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정치·부동산 언급 줄이고 '성과' 띄운 文…野 "자화자찬" 맹폭(종합2보)

◇ '검찰' 얘기 없었다…부동산도 '민생과제'로 원론적 언급
올해로 5년 연속 시정연설에 나선 문 대통령이 권력기관 개혁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은 올해 연설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2019년에는 "권력형 비리에 대한 엄정한 사정 기능이 작동하고 있었다면 국정농단사건은 없었을 것"이라며 권력기관 개혁을 강조했고, 작년에는 "국민 여망이 담긴 공수처를 빨리 출범시켜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연설에서는 검찰과 공수처는 물론 국가정보원까지 포함해 전체 권력기관에 대한 언급이 완전히 사라졌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휘발성이 강한 이슈를 건드려 대통령이 정치 중립 논란에 휩싸여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은 "초고속 성장을 해 온 이면에는 그늘도 많다.

부동산 문제는 여전히 최고의 민생문제이자 개혁과제"라고 언급했다.

물론 부동산 문제의 심각성을 진단하고 일정 부분 반성의 뜻을 담은 언급이기는 하지만, 과거 발언과 비교하면 그 수위는 상당히 약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올해 5월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비리 사태를 언급하며 "엄중한 심판을 받았다"며 "죽비를 맞은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비해 이번 연설에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짧게만 언급했다.

당장 이날 노인빈곤율·자살율·산재사망율에 대해 '부끄러운 자화상'이라고 비유한 것과 견줘봐도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원론적인 표현만 사용한 셈이다.

여기에는 지난 5월처럼 부동산 비리에 대해 언급할 경우 최근 대선 정국의 가장 뜨거운 이슈인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과 연결되며 어떤 해석을 낳을지 알 수 없다는 우려도 담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치·부동산 언급 줄이고 '성과' 띄운 文…野 "자화자찬" 맹폭(종합2보)

◇ 성과 강조하며 임기말 국정동력 살리기…'오징어게임' 화면도 준비
문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이제까지 정부와 국민이 거둔 성과에 집중했다.

우선 경제 분야에 있어서는 "주요 선진국 중 코로나 위기 이전 수준을 가장 빨리 회복했다.

지난해와 올해 2년간 평균 성장률도 우리 나라가 가장 높을 것"이라며 "수출은 올해 매달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고 평가했다.

또 경제회복을 이루는 과정에서 자영업자와 소외계층 지원에 주력했다며 "코로나 위기를 이겨내는 데 정부가 일관되게 추진한 포용정책이 큰 역할을 했다"라고도 언급했다.

방역과 관련해서는 "세계적 위기 속에 K방역은 국제표준이 됐다"며 "대한민국이 방역 모범국가로서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연설 도중 회의장에 띄우는 자료화면으로 방탄소년단(BTS)의 모습과 함께 드라마 '오징어 게임', 영화 '기생충'과 '미나리' 포스터 사진을 준비하는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한국의 문화콘텐츠를 알리는 데 힘을 쏟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는 임기말 국정동력 약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민이 더 정책을 신뢰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생각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생각은 문 대통령이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발언을 인용한 대목에서도 잘 드러난다.

문 대통령은 "윈스턴 처칠은 '낙관주의자는 위기 속에서 기회를 보고, 비관주의자는 기회 속에서 위기를 본다'고 했다"며 "우리 국민도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만들며 더 큰 도약을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정치·부동산 언급 줄이고 '성과' 띄운 文…野 "자화자찬" 맹폭(종합2보)

◇ 野 "사과 없이 자화자찬" vs 靑 "성과·아쉬움 정리 당연한 일"
그러나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이날 연설이 지나치게 성과를 포장하는 데에만 집중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야당은 "고장 난 라디오처럼 자화자찬을 틀어댔다"며 강력 비판했다.

특히 야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부동산 가격 폭등에 대해 사과가 없었다는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실제로 이날 연설 전에는 문 대통령이 정책 실패에 고개를 숙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이같은 예측이 빗나갔기 때문이다.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역시나 자화자찬과 숟가락 얹기 일색"이라며 "국민의 고통과 현실에 대한 공감과 정책 실패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나 반성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논평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마지막 시정연설인 만큼 문재인 정부의 지금까지의 성취와 그동안의 아쉬움을 정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역시 YTN에 출연해 "부동산 문제에 대한 죄송함의 크기는 천근의 무게"라면서 "부동산 정책의 변곡점을 지켜보는 민감한 시점이라 대통령이 간략히 언급했지만, 그 안에 많은 뜻이 내포돼 있다"며 실제 발언 이상의 고민이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박 수석은 CPBC 라디오에 나와서도 야당의 '자화자찬' 공세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자부심과 자신감을 갖자고 말한 것 뿐"이라며 "(야당의) 평가가 좀 야박하다"고 언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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