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론서 나란히 李 겨냥…尹 "흙수저 아닌 특권층" 洪 "품행 제로"
네거티브전 악영향 고려한 듯…尹-洪 물밑 기싸움은 계속
'이재명 협공' 속 차분해진 野 주자들…미묘한 신경전 여전

국민의힘 대권 주자 4인은 25일 대전에서 열린 충청권 TV 토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대장동 의혹'을 부각하는 데 합심했다.

서로 면전에서 고성을 지르며 인신공격을 마다하지 않던 근래 몇 차례의 TV 토론과는 달라진 모습이었다.

경선 과열 속 네거티브전이 계속되는 것은 야권 전체에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결 차분해진 분위기 속에서도 수위를 다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 사이에서는 때때로 뚜렷한 냉기류가 감지됐다.

◇ 이재명에 화살 돌리고 서로 덕담 여유
국민의힘 당내 본경선 돌입 후 일곱 번째로 진행된 이날 TV 토론의 '타깃'은 본선에서 대적할 이재명 후보였다.

홍 의원은 이 후보에 대해 "전 국민이 알다시피 품행 제로"라며 "전형적인 포퓰리스트다.

문재인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로 가는 완행열차라면 이 후보는 급행열차"라고 악평했다.

그는 "대장동 비리뿐 아니라 선거법 위반 재판 때 변호사비 대납 문제가 있다"며 "그 액수가 20억 원이 넘을 텐데 유야무야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흙수저' 출신을 강조하는 이 후보를 겨냥해 "1980년대 20대의 나이로 사법시험에 합격한 금수저"라며 "이미 특권층에 편입된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흙수저로서 자기와 같은 입장에 있었던 사람들을 아끼는 마음이 있었다면 대장동 같은 일은 생길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 후보의 대표 공약인 기본 소득과 관련, "돈은 모아야 힘이 생기는데 이걸 푼돈으로 만드는 재주를 갖고 있다"고 저격했다.

주자 간에는 덕담을 주고받는 여유를 보였다.

특히 윤 전 총장에 번번이 날을 세워온 홍 의원이 원 전 지사나 유승민 전 의원에게는 너그러운 태도를 보인 점이 눈에 띄었다.

홍 의원은 '이 후보와 1대1 토론하면 홍 후보가 잘할 것 같나 제가 잘할 것 같나'라는 원 전 지사의 질문에 "원 후보님이 저보다는 더 잘할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또 유 전 의원이 자신의 공매도 폐지 공약 허점을 파고들자 "유 후보가 경제 전문가니까 제가 다시 돌아가서 우리 참모들하고 논의해보겠다"고 물러섰다.

원 전 지사는 윤 전 총장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냈다.

토론 초반 홍 의원으로부터 "말썽 많은 후보"라고 공격당한 윤 전 총장이 '실력과 도덕성 중 어느 것이 중요한가'라고 묻자 원 전 지사는 "진정한 능력자들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을 "대한민국의 역대급 검사, 훌륭한 검사"라고 치켜세웠다.

'이재명 협공' 속 차분해진 野 주자들…미묘한 신경전 여전

◇ 가시 돋친 비유·뼈있는 농담 돌출도
마냥 화기애애한 것만은 아니었다.

주자들 간의 미묘한 신경전은 여전했다.

먼저 홍 의원은 자신이 과거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법안 의결에 불참했던 일을 윤 전 총장이 거론하자 "그걸 꼭 시비를 걸면서 질문한다"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이어 "우리 국회도 상하 양원제로 가야 한다"며 "윤 후보님이 국회에 안 들어와 봐서 모르지만 국회에서 분쟁이 일어나면 해결할 길이 없다"고 했다.

반대로 윤 전 총장은 노사정 사회적 대타협과 관련, "홍 후보님은 늘 강경하게 진압해야 한다고 했는데 그렇게만 해서 과연 될 수 있는 문제인가"라며 "현실적인 방법이 중요하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이 "이재명 후보는 '초등학교 다닐 때 담임 선생한테 많이 맞았다면서, 다음에 커서 선생이 되면 애들을 무참하게 패주고 싶다'고 했다"고 하자, 이번에는 유 전 의원이 "패버리고 싶다는 건 홍 후보님 18번 아닌가"라고 '뼈있는' 농담을 했다.

원 전 지사는 '양강'을 형성한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을 염두에 둔 듯 "(유권자들이) 국민의힘 후보들은 너무 왕처럼 군다면서, '이월상품'이라며 싫다고 한다"고 말했다.

앞서 TV 토론에서 손바닥에 왕(王)자를 쓰고 나와 논란을 일으킨 윤 전 총장과 2017년 대선에 보수정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홍 의원을 싸잡아 저격한 것이다.

이에 홍 의원은 "저는 왕자를 쓰지도 않았다"며 "이월상품은 다 이월상품이다.

아닌 사람은 윤 후보 한 사람 뿐"이라고 반박했고, 윤 전 총장은 "제가 왕처럼 굴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한편 윤 전 총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고발 사주' 의혹 사건과 관련, 손준성 검사에게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을 강력히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공수처가) 경선 일정 때문에 시급히 조사해야 한다는, 황당한 대선 개입을 했다"며 "지금 여당은 저 하나 잡으면 집권 연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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