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중립논란 우려로 선거 언급 어려워…靑 "선관위 유권해석 받아"
만남 자체로 지지층 결집 효과…李 '4기 민주정부 창출' 언급할수도
대장동 거론될까…靑 "비정치적 이슈만 다룰 것"
보름넘어 성사된 문대통령-이재명 회동…무슨 얘기 나눌까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회동이 확정되면서 두 사람이 어떤 얘기를 나눌지 주목된다.

청와대는 25일 박경미 대변인의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과 이 후보가 오는 26일 오전 11시 청와대 상춘재에서 차담 형식으로 회동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우선 표면적으로는 이번 회동은 이 후보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것에 대한 축하 인사의 의미를 띄고 있다.

갈등이 극심했던 당내 경선을 통과해 이 후보가 최종 후보로 확정된 만큼 문 대통령이 노고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런 설명에도 정치권의 관심은 이번 회동이 민주당 지지자들을 포함한 유권자들에게 어떤 신호로 해석될지, 또 결과적으로 이 지사의 대선 행보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이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을 포함한 대선 이슈에 대해 어떤 발언을 내놓을 것인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 측에서는 문 대통령이 대선에 영향을 주는 사안을 언급하는 것은 선거법상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면담과 관련해서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 해석을 받았다"며 "선거와 관련되지 않고 정치적인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을 사안으로 대화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선거 개입 논란이나 정치적 중립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문 대통령의 발언도 극히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대장동 의혹 등에 대해서도 언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대통령이 선거와 관련한 대화를 나눌 수 있겠나"라며 "대장동 의혹 같은 이야기를 꺼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뒤 청와대를 방문했을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 역시 "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국정과제를 마무리하겠다"고 한 바 있다.

다만 여권에서는 선거와 관련한 구체적 언급이 없다 하더라도 문 대통령과 이 지사가 만나는 그림 자체가 상징하는 바가 크다는 데 주목하는 분위기다.

사실 후보 선출 16일 만에 이뤄지는 두 사람의 회동은 비교적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이 후보와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 간 대립이 극에 달했던 만큼 양측이 선뜻 회동을 서두르기 어려웠던 탓이다.

여기에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이 후보의 당선도 정권교체'라고 언급하면서 친문계 내부에서 불편함이 새어나온 점 등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늦게나마 성사된 문 대통령과 이 후보는 만남 자체로 당내 경선 갈등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여권의 지지를 한데 모으는 효과를 기대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맥락에서 이 후보도 문 대통령에게 민주 진영의 화합을 끌어내 4기 민주정부 창출에 노력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선 승리를 통해 세울 차기 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성과를 잇고 아쉬움을 보완하는 연속선 위에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전 대표와의 회동으로 당내 갈등 봉합의 첫 단추를 끼운 데 이어 문 대통령과의 면담으로 친문 지지층과의 정서적 결합을 공고히 하는 포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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