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 방송인 김어준 씨. / 사진=뉴스1
이재명 경기도지사, 방송인 김어준 씨. / 사진=뉴스1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을 진행하는 방송인 김어준 씨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공개 지지한 가운데,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은 "김 씨가 마이크를 잡아야 할 곳은 이 지사의 선거 캠프"라며 TBS 퇴출을 촉구했다.

윤 전 총장 선거 캠프 김병민 대변인은 25일 논평을 통해 "김 씨가 이재명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며 그는 여당 경선에서 탈락한 이낙연 전 대표 지지자 등에게 '이재명을 도와줘야 한다'면서 등을 떠밀었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심각한 정치 편향성을 표출하고 왜곡 보도를 일삼던 그의 문제에 대해선 일일이 열거할 필요도 없지만, 그가 대선을 앞두고 내놓고 여당 후보 선거운동을 하고 나섰으니 그에게 더 이상 방송 진행을 맡길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1000만 서울시민을 대표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재명 후보 공개 지지를 천명한 김 씨가 TBS 마이크를 잡고 서울시민과 국민의 판단을 흐리도록 하는 짓을 더 이상 하지 못하도록 분명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며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얼토당토않은 '생태탕' 선거로 끌고 들어간 김 씨의 막가파식 행태를 방치하는 것은 서울시민의 세금을 낭비하는 것임을 서울시는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씨가 마이크를 잡아야 할 곳은 이재명 후보의 선거 캠프인 만큼 TBS를 당장 떠나야 한다"며 "TBS에서 즉각적으로 퇴출돼야 한다"고 했다.

앞서 김 씨는 전날 유튜브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이재명은 혼자서 여기까지 왔다"며 "돈, 줄, 백으로부터 도움을 받지 않고 자기 실력으로 돌파하는 길을 가는 사람은 어렵고 외롭다"고 이 지사를 치켜세웠다.

이어 "그 길로 대선 후보까지 가는 사람은 극히 드물고, 그래서 이재명이 우리 사회 플랫폼이 될 자격이 있다"며 "지금부터 당신들이 좀 도와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씨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언론인이 공개적으로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비판이 나왔다.

이날 이낙연 전 대표 선거 캠프에서 공보단장을 맡았던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은 "누구든 자유로이 정치적 의사를 표현할 수 있고 특정 정치인을 지지할 수 있지만, 언론인은 예외"라며 "정 그리하고 싶으면 방송을 그만두고 이재명 캠프로 가면 된다"고 비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난 19일 서울시 국정감사에 출석해 "정치적으로 편향됐다고 방송통신위원회에서 경고받은 프로그램이 2시간 방송되는 건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시민께서 생각할 것"이라며 "프로그램이 정치 편향성으로부터 벗어날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을 안 할 수가 없어 여러 가지 구상을 가다듬고 있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