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통위 국감서 언급…"日, 화해치유재단 잔액 다른 목적으로 사용반대"
"100억원 반환·화해치유재단 잔액 합쳐 기림활동 등 협의" 공개
정의용 "위안부 문제 현실적 해결위해 일본과 여러 협의해와"(종합2보)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로 일본이 출연한 10억 엔(100억여 원)의 잔액 처리를 포함해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여러 현실적 방안"을 일본과 협의해왔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2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외교부 종합감사에서 국민의힘 조태용 의원의 관련 질의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합의의 틀을 유지하면서 일본과 이 문제를 현실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여러 협의를 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조 의원이 "(화해·치유 재단 잔액) 56억 원을 3년째 놔두고 있는데 피해자 기념사업 등에 사용하면 안 되나"라고 질의하자 "일본이 다른 목적으로는 (사용을) 절대 반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일본은 2015년 12월 박근혜 정부와 타결한 위안부 합의에 따라 '화해·치유 재단'에 10억 엔을 출연했다.

이 가운데 합의 시점 기준으로 생존 피해자 총 47명 중 34명, 사망 피해자 199명 중 58명에게 '치유금' 명목으로 총 44억원이 지급됐고 잔여기금 56억원가량이 남았다.

한일 위안부 합의를 재검토한 문재인 정부는 일본 출연 10억 엔을 전액 정부 예산으로 대체하기로 하고, 10억 엔에 상당하는 원화 103억 원을 예비비로 편성해 여성가족부가 운용하는 양성평등기금에 2018년 출연했다.

여가부는 같은 해 11월 화해·치유 재단 해산 당시 "재단 잔여기금에 대해서는 양성평등기금 사업비 103억원과 함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합리적인 처리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 장관은 "해결하려고 여러 현실적 방안을 제시하고 있고 피해자와 대리인과도 계속 협의 중"이라며 일본과 협의한 구체적 방안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양성평등기금 명목으로 100억 원을 만들고 그걸 그대로 일본에 보내는 방법, (화해·치유재단 기금 잔액과) 합쳐서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별도 활동을 하는 방법, 일본이 진정한 사과를 하는 경우 (피해자에게) 보상으로 지급하는 방법"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및 2015년 합의의 후속 처리를 위해 협의한 방안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정 장관은 박근혜 정부 시절 외교부 1차관을 지냈던 조 의원이 "한국 정부만의 잘못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해주신 게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원죄'를 거론하자 "원죄로 따지면 2015년 합의에 있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피해자와 상의하지 않고 돈 10억엔에 합의해 준 것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 아니냐"며 "원죄가 문재인 정부에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굉장히 부당하다"며 언성을 높였다.

정 장관은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한일관계 관련 질의에 답변하면서는 일본과의 대화에 최근 "일부 진전"이 있다며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는 문제, 강제징용 피해자의 권리보상 문제가 큰 원칙이다.

이 원칙이 무너지면서 일본과 협의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면서는 "일본은 (위안부·징용피해자 배상 등 현안에 대해) 한국이 먼저 의견을 제시해 달라는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는데 그건 사실과 다르다.

우리 정부가 끊임없이 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