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 국감…野 "천안함 희생장병 모욕하는 망언" 사과 요구
'국조실 뭐하나' 권은희 의원에는 "폄훼말라" 목소리 높이기도
구윤철 "천안함 北 폭침? 보훈처에 물어보라"했다가 사과(종합)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은 20일 '천안함이 북한의 폭침에 의한 것이냐'는 질문에 "보훈처장에게 물어봐달라"고 했다가 야당의 비판에 사과했다.

구 실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무조정실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윤주경 의원의 질의에 "'예, 아니오'로 말할 수 있을 만큼 정확한 상황을 알지 못한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윤 의원이 '그러면 천안함 생존 장병은 패잔병이냐 아니냐'라고 재차 묻자 "천안함 자체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를 몰라서…."라며 "보훈처장에게 물어봐 달라"고 답했다.

윤 의원은 "국가가 북한에 의한 폭침으로 인정하고 매년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까지 하는데 모른다고 하면 제가 어떻게 질의를 하냐"고 몰아세웠으나 구 실장은 답을 하지 않았다.

대신 질문을 받게 된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은 "대통령도 지난 서해수호의 날에 말했듯 북한의 소행"이라며 "침몰이 아니라 폭침이 맞다"고 했다.

이후 구 실장은 오전 질의가 마무리되기 직전 발언 기회를 얻어 "단답식으로 답하라고 하셔서 제 생각에는 보훈처장이 답하는 것이 정확하다는 차원으로 말씀드린 것"이라며 "보훈처장이 말한 것과 같은 입장"이라고 수습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은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천안함 희생장병을 모욕하는 일이 벌어졌다"며 '천안함 망언'에 대해 명백히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임승호 대변인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천안함 피격이 북한에 의한 폭침이라는 것을 당연히 알고 있다"며 "천안함 장병들은 또다시 정부에 의해 피눈물 나는 상처를 입게 됐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도 이날 오후 질의 시간에 "국무조정실장은 국회의원의 질의에 누가 답변할지 조정할 권한이 없다"며 "아까 한 행위는 정무위원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고 국회에 대한 모독"이라며 구 실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자 구 실장은 "오엑스(O·X)로 하라고 하면 답변이 한정된다는 취지에서 많이 알고 있는 보훈처장의 답변이 충실할 것 아닌가 했는데 그렇게 생각했다면 굉장히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거듭 사과했다.

한편 구 실장은 이날 보조금 부정수급 근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국무조정실이 하는 것도 없고, 되는 것도 없다"는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의 지적에 "직원들을 폄훼하지 말라.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그렇게 말하면 국조실 직원들은 뭐가 되나"라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구 실장은 "보조금 업무는 기재부가 하고 국조실은 총괄, 조정을 한다.

부족한 점이 있을 수는 있지만, 손을 놓고 아무것도 안 하고 국정을 방해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의원과 구 실장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윤재옥 정무위원장은 "의원이 질의하면 감사받는 기관에서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 옳다"며 구 실장을 진정시키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