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8일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고발장’을 들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8일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고발장’을 들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8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윤 전 총장이 주도한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의 ‘대장동 게이트’ 관련 의혹을 조사하라는 민주당 요청에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여권의 맞대응이 본격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김용민 최고위원, 박주민 의원 등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 있는 공수처 청사를 방문해 윤 전 총장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민주당은 “윤 전 총장이 채널A 사건에 대해 감찰 중단을 지시하고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결정을 지시하는 등 감찰과 수사를 방해해 대검 감찰부와 서울중앙지검의 정당한 권리행사를 방해했다”며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 담당자에게 판사 세평 등을 수집해 보고하게 하고 제3자에게 전달하도록 하는 등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사실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검찰총장 재직 당시 윤 전 총장의 정직 2개월 징계가 정당하다고 인정한 지난 14일 서울행정법원 판결에 비춰볼 때 윤 전 총장이 직권남용을 했다는 것이다. 당시 윤 전 총장은 “두 차례의 가처분 재판 결과를 1심 재판부가 뒤집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공수처가 수사하고 있는 윤 전 총장의 검찰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서도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박주민 의원은 “국정감사라 일정을 잡기 어렵다는 이유로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과 김웅·정점식 의원에 대한 소환조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신속히 조사하고 윤 전 총장 소환도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도 고발사주 의혹을 집중 거론했다. 김 총장은 ‘검찰의 재판부 사찰 의혹 문건 작성·배포나 최근 불거진 ‘고발 사주’ 의혹 등 중심에 수사정보담당관실이 있다’는 김종민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몇 가지 문제가 돼서 살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답했다.

윤 전 총장이 주임검사로 수사에 참여했던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도 도마에 올랐다. 송기헌 민주당 의원이 ‘화천대유의 종잣돈이 부산저축은행 부실 대출 자금에서 나왔다’는 취지로 지적하자, 김 총장은 “언론이 제기한 의혹은 모두 수사 범위 안에 포함하도록 지시했다”고 답변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주자(왼쪽)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가 18일 경남 양산시 통도사에서 열린 ‘삼보사찰 천리순례 회향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주자(왼쪽)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가 18일 경남 양산시 통도사에서 열린 ‘삼보사찰 천리순례 회향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뉴스1
여권의 공세에 대해 윤석열 캠프는 “대장동 의혹을 물타기하려는 정치공세”라고 일축했다. 김병민 캠프 대변인은 “민주당은 ‘화천대유’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정치국면 전환용으로 억지 고발에 나서고 있다”며 “국민이 원하는 대장동 비리 특검이나 빨리 수용하라”고 했다.

윤석열 캠프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윤 전 총장 부인 김건희 씨의 주식 거래 계좌 내역에 대해서도 “이번주 공개하겠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5일 국민의힘 토론에서 김씨의 계좌 거래내역을 공개하라는 홍준표 의원의 요구에 “응하겠다”고 답변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윤 전 총장을 향한 대선주자들의 공세가 이어졌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저녁 국민의힘 부산·울산·경남 TV토론회에서 “미국 포린폴리시와 프랑스 르몽드에서 한국 대선이 각종 비리 후보들 때문에 ‘오징어 게임’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대장동 의혹 연루 의심을 받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함께 고발사주 의혹 등에 연루된 윤 전 총장을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 이에 윤 전 총장은 “홍 의원도 해당되는 게 아니냐”고 답했고 홍 의원은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 전 총장 얘기인데 왜 나를 끌고 들어가느냐”고 했다.

좌동욱/성상훈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