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급식’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던 군이 50여 년 만에 급식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식재료 조달은 기존의 수의계약이 아니라 점진적인 경쟁 조달 방식으로 전환한다. 연간 식재료를 우선 구매한 뒤 이에 맞춰 식단을 짜던 방식을 ‘선(先) 식단편성-후(後) 식재료 경쟁 조달’로 바꿔 장병들의 만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국방부는 14일 ‘군 급식 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MZ세대 장병의 선호가 반영돼 맛과 질이 획기적으로 높아진 것을 체감할 수 있도록 장병 중심의 조달체계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식단 편성에 장병들을 참여시키고, 장병들의 만족도 조사 결과를 식재료 선정 과정에 반영하기로 했다. 식자재는 2024년까지는 기존 농·축·수협과의 수의계약을 통해 조달하되 계약 물량을 올해 대비 내년에 70%, 2023년 50%, 2024년 30%로 낮춘다. 2025년부터는 전량 경쟁 조달 방식으로 구입한다.

흰 우유 등 선호도가 떨어지는 품목은 단계적으로 퇴출한다. 올해 장병 급식에 총 393회 지급되는 흰 우유는 내년 313회(올해 대비 80%), 2023년 235회(60%)로 줄인 뒤 2024년부터는 의무 급식 기준을 완전 폐지한다. 흰 우유 대신 장병들의 선호에 따라 초코우유와 딸기우유, 두유 등 다양한 대체 유제품을 도입하기로 했다. 우리 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햄버거빵, 핫도그빵, 건빵, 쌀국수 등 군납 가공식품에 쌀을 반드시 넣어야 했던 규정도 폐지한다. 돼지와 닭 등 축산품도 내년부터 마리당 계약에서 장병들의 선호도에 따라 부위별·용도별 계약으로 바꾼다.

보훈·복지단체들과 수의계약을 맺어 조달해온 피복류도 2025년 이후에는 전량 경쟁 조달한다. 지역 농가와 보훈단체의 반발에 대해선 국내산 및 지역산 우선구매 원칙을 앞세워 설득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대한민국 단체급식 중에서 정해진 대로 먹는 건 우리 군밖에 없었다”며 “기존 농·축·수협도 시설과 노력을 통해 요구 조건을 갖추면 언제든지 우선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