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이의신청하며 공세 강화했으나 향후 행보 딜레마
승복선언 미루는 이낙연, 칩거 속 깊어지는 고민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간발의 차이로 결선행이 좌절된 이낙연 전 대표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캠프는 표 계산 방식을 문제 삼아 결선 투표를 요청하는 등 반발하고 있으나 당 지도부가 이의제기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사실상 밝히면서 결과를 뒤집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11일 별다른 외부 일정 없이 서울 종로구 자택에 칩거했다.

이 전 대표는 전날 경선에서 턱걸이 과반을 한 이재명 후보에게 패배했으나 경선 결과를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경선 뒤 경선 결과를 승복하느냐는 기자들의 반복된 질문에 답변하지 않은 채 "제 정리된 마음은 정리되는 대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경선을 도왔던 의원들과 만찬을 한 뒤 귀가했다.

이 전 대표는 전날 밤 집 앞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서도 승복 여부를 묻는 말에도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이 전 대표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무효표 논란에 대한 캠프의 대응 상황 등을 보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 캠프의 한 인사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 전 대표는 당분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상황을 지켜볼 것 같다"고 전했다.

이는 본인이 직접 나설 경우 정치적 논란만 확산하면서 이른바 '경선 불복 프레임'에 갇힐 수 있는 상황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와 달리 캠프는 이날 오후 '무효표 처리' 방침에 대해 공식적으로 이의신청을 제기하면서 반발을 이어갔다.

그에 앞서서는 캠프 의원들이 국회 기자회견장에 모여서 표 계산 방식을 문제 삼으면서 결선 투표를 요청하는 기자회견도 하는 등 당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지지자들도 당사 앞에서 시위하는 등 반발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당 지도부는 이재명 후보의 선출을 재확인하면서 이미 본선 체제로 전환한 상태다.

이 전 대표 측의 이의제기에 대해서도 사실상 '수용 불가' 입장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도 전날 경선 직후 이재명 후보 지명을 인정한데다 당 중립 지대 의원들도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 전 대표 측에서는 당이 불수용할 경우 가처분 신청이라도 내야 한다는 말까지 들리지만, 시간이 갈수록 이 전 대표가 코너에 몰릴 개연성이 적지 않은 상태다.

지도부가 이의신청을 최종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 전 대표에게 다시 공이 넘어오기 때문이다.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마냥 강력한 수위의 투쟁을 할 수도 없어서 고민"이라며 "이의신청 절차를 시작한 만큼 일단 선관위 결정과 최고위 논의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승복선언 미루는 이낙연, 칩거 속 깊어지는 고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