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여파에 '3차 선거인단' 대패…누적 50.29%로 턱걸이 과반
경선 끝나자마자 내홍 조짐…중도사퇴자 득표 유효처리시 48% 과반 미달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제20대 대통령 선거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선출됐다.

2017년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패배했던 이 후보는 재수 끝에 여당 후보로 대권 도전에 나서게 됐다.

그러나 대장동 정국과 맞물린 '턱걸이 과반'에 경쟁자인 이낙연 전 대표측이 표 계산 방식에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 경선이 끝나자마자 당이 내분 양상을 보이는 등 후유증을 겪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지역 순회 경선에서 전체 누적 득표율이 과반을 넘긴 이 지사를 대선후보로 선출했다.

이 후보는 후보로 선출된 직후 감사 연설에서 "이번 대선은 부패 기득권과의 최후 대첩이다.

미래와 과거의 대결, 민생개혁 세력과 구태 기득권 카르텔의 대결"이라면서 "어두운 과거로 회귀할 것인가 희망의 새 나라로 출발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 국가 주도의 강력한 경제부흥 정책 ▲ 불공정, 불합리 등 적폐 일소 ▲ 보편 복지국가 완성 ▲ 평화 인권 국가로 세계 선도 ▲ 과학기술과 미래 교육 투자 등을 약속했다.

또 대통령 당선 즉시 강력한 부동산 대개혁 착수 등도 강조했다.

민주당 대선후보에 이재명…이낙연은 '무효표 처리' 이의제기"(종합2보)
이재명 후보는 지난달 4일부터 이날까지 진행된 지역별 순회 경선과 1~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누적 득표율 50.29%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이낙연 전 대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박용진 의원 등을 제치고 결선 투표 없이 본선 직행을 확정 지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지역 경선에서는 51.45%를 득표, 2위인 이낙연 전 대표(36.5%)를 큰 표 차로 이기면서 대세론을 이어갔다.

그러나 24만8천여명이 참여한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 전 대표가 62.37%를 차지, 이 후보(28.3%)를 압도했다.

그 여파로 이 후보는 예상과 달리 50.29%(71만9천9백5표)를 얻어 가까스로 과반을 넘겼다.

이 전 대표는 39.14%(56만3백92표)였다.

정치권의 대장동 의혹 공방에도 불구하고 광주·전남을 제외한 전 투표에서 과반 압승을 하면서 민주당 경선 내내 대세론을 유지했던 이 후보가 막바지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대패한 것은 대장동 리스크 등에 따른 '불안한 후보론'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후보에 대한 도덕성 검증을 주력하면서 결선 투표 진출을 노렸던 이 전 대표는 이날도 "대장동 개발비리가 민주당의 앞길도 가로막고 있다"면서 막판까지 대장동 문제를 물고 늘어졌다.

이 후보 측은 경선이 끝난 뒤 중도사퇴 후보의 득표를 계산하는 방식에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면서 내홍을 예고했다.

사퇴한 후보의 표를 무효로 처리하지 않을 경우, 이재명 후보의 득표가 과반에 못 미치는 48.37%가 되면서 결선 투표가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후보 측은 "경선 불복은 절대 아니다"는 입장이지만 경선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라서 향후 대혼란이 예상된다.

이 후보 측은 의총 소집 요구 등을 통해 압박 강도를 높일 가능성도 재기된다.

이 후보도 경선 뒤에 승복하느냐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은 채 "책임 있는 마음으로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후보에 이재명…이낙연은 '무효표 처리' 이의제기"(종합2보)
다만 당 지도부는 당헌 당규상 달리 해석할 여지가 없다며 이 전 대표측 이의제기에 선을 그었다.

당 선거관리위원장인 이상민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도 "이의 제기한 내용이 오면 살펴보겠다"면서도 "무효표 처리 문제는 특별 당규 있는 그대로 해석한 것으로 선관위에 유권해석 권한이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후보 선출 후 "민주당 당원으로서 이 지사의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이 후보로선 압도적 승리로 밖으로는 대장동 파고를 넘고 안으로는 원팀을 이루겠다는 본선 전략에 출발부터 차질을 빚게 됐다.

이 후보는 11일 대전 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공식 일정을 진행한다.

당 지도부 등과 상의해 경기도지사직을 국정감사(18일·20일) 전에 사퇴하는 문제도 이번 주 내에 정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대선후보에 이재명…이낙연은 '무효표 처리' 이의제기"(종합2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