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상임선대위원장 체제로 10월 말~11월 초 출범 전망
경선 후유증에 '용광로 선대위' 미지수…李-宋 주도권 갈등 우려도
이재명 선대위, 당중심 '개방·포용' 구성…이낙연 품기 숙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0일 선출됨에 따라 본선에 나설 '이재명 선대위' 구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재명 캠프는 본선 직행이 유력해진 경선 중반부터 일찌감치 '개방'과 '포용'을 콘셉트로 하는 선대위 밑그림을 구상해왔다.

막판까지 치열하게 대립했던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층을 흡수하는 것이 선결 과제인 만큼 상대 캠프 인사들을 두루 포진시킨 통합형 선대위를 띄우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상대적으로 '오른쪽'에 있는 중도 성향의 이 전 대표 지지층으로 외연을 넓혀 본선 경쟁에서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포석도 깔렸다.

◇ '이재명 선대위' 아닌 '민주당 선대위'…"필요시 이선후퇴"
이 후보 측은 경선 기간에도 줄곧 강조했듯 '이재명 선대위'가 아닌 '민주당 선대위'를 앞세울 방침이다.

경선 후유증에 따른 당내 원심력을 차단하고 '원팀' 기조를 만들려면 후보보다는 당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다.

더 나아가 선대위 인선 시 필요하다면 캠프 좌장급 인사들이 2선으로 물러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당규상 대선의 경우 선대위 인선 권한은 후보자에게 있지만 일정 부분 내려놓겠다는 것이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경선을 치르면서 깊어진 감정의 골은 당의 이름으로, 당의 울타리 안에서 메우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선대위 주요 직책을 양보해서라도 원팀을 반드시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선대위, 당중심 '개방·포용' 구성…이낙연 품기 숙제
◇ 선대위, 늦어도 내달 초까지 출범..송영길 상임선대위원장 체제
선대위 출범 시기는 이달 말에서 내달 초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른바 '용광로 선대위'를 위한 물밑 설득작업에 최대한 공을 들이되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11월 5일) 이전에는 선대위를 띄우는 시간표이다.

지도부 관계자는 "기존 캠프 멤버를 중심으로 먼저 선대위를 띄우고 나중에 비(非)이재명계 인사들이 합류하는 방식은 위험할 수 있다"며 "조금 늦더라도 화학적 결합을 위한 시간을 갖고 다 함께 출발하는 것이 좋은 그림"이라고 했다.

일단 상임선대위원장은 당의 수장인 송영길 대표가 맡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

선대위 자체가 후보 캠프가 아니라 당의 선거 조직이기 때문이다.

2017년 대선 때도 당시 추미애 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선대위를 진두지휘했다.

다만 선대위 인선 문제는 송 대표가 이재명 후보와 협의해서 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측은 당 인사 포용을 위해 선대위를 개방하겠다는 방침이다.

관심은 '명낙 대전'으로 불릴 만큼 경선 내내 충돌했던 이 전 대표와 지지 그룹의 합류다.

이 후보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경선에서 경쟁했던 후보들을 모두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모셔오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라면서도 "캠프마다 추스를 시간이 필요한 만큼 서두르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낙연·정세균 캠프에 참여했거나, 제3지대에서 관망해 온 친문 그룹 인사들을 향한 삼고초려 작업도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두 캠프에서 총괄급 직위를 맡았던 홍영표 박광온 의원(이 전 대표 측), 김영주 김교흥 의원(정 전 총리 측)의 이름은 벌써 거론되고 있다.

이밖에 이해찬 전 대표 등 당 원로 인사의 참여도 관심이다.

이재명 선대위, 당중심 '개방·포용' 구성…이낙연 품기 숙제
◇ 선대위 주도권에 촉각
일각에서는 선대위 구성이 본궤도에 오르면 송 대표와 이 후보 측 간에 파열음이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송영길 대표가 대선을 자신의 정치적 성장의 발판으로 활용하기 위해 주요 선대위 인사와 정책, 공약 등에서 주도권을 쥐려고 할 경우 이재명 후보측과 마찰음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이는 2017년 대선 당시 추미애 대표와 문재인 후보측간의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당 사정에 밝은 한 원외 인사는 "지난 대선 때 추미애 대표와 문재인 후보 측이 선대위 인선을 가지고 부딪친 게 한두 건이 아니다"라며 "자칫하면 5년 전 갈등 상황이 그대로 재현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경선 과정에서 '송심이심' 논란이 경쟁 진영에서 제기될 정도로 송 대표와 이 후보는 비교적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왔다.

당 일각에서는 지도부가 특정 시점부터는 이 후보에게 사실상 당권을 넘겨주고 이재명 후보 중심의 '원톱 체제'로 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통합당 시절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이해찬 대표가 최고위원회의 모든 권한을 당시 문재인 후보에게 위임한 것처럼 송 대표가 선거 기간에 당무 권한 일체를 이 후보에게 넘겨서 일사불란하게 선거 대응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2012년 이해찬 지도부는 당 대표가 N 분의 1만큼의 권한만 갖는 순수집단지도체제였다"며 "당 대표 권한이 막강한 현 지도부(단일성 집단지도체제)와 단순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