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공과기', 미일 첨단 잠수함 대응위해 무인기 전력 강화 주장

중국이 미국과 일본의 잠수함 전력에 대응하기 위해 대잠수함 무인 정찰기(초계기) 전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중국 군사 전문 매체의 주장이 나왔다.

9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군사전문 잡지인 '병공과기(兵工科技ㆍOrdnance Industry Science Technology)'는 최신호에서 군사적 라이벌인 미국과 일본의 첨단 잠수함에 맞서기 위해선 대잠 무인기 플랫폼들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중국 군사 당국에 조언했다.

중국, 미일 겨냥 대잠 무인기 전력 강화하나…中 군사잡지 제언
병공과기는 중국의 드론(무인기) 기술 능력을 상기시킨 뒤 대잠 무인 정찰기 전력을 강화하면 적의 잠수함을 신속하게 탐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잡지는 대잠 무인 정찰기가 대잠 유인 정찰기에 비해 해상의 낮은 고도를 비행할 수 있고, 복잡한 기후 조건에서도 운용될 수 있는 등 안전성 면에서도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병공과기는 무인 대잠 정찰기 능력을 강화해야 할 이유로 미국과 일본의 잠수함 능력을 꼽았다.

병공과기는 "중국은 해상 대잠 초계기를 운용하고 있으나, 항공기의 능력상 한계 때문에 미국과 일본과 같은 나라의 첨단 잠수함에 대적하는데 필요한 미래 전투 능력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현재 Y-8Q를 주력 대잠 유인 초계기로 운용하고 있다.

2015년부터 대량 생산된 이 대잠 초계기는 항속거리가 5천㎞에 달하며, 약 10간가량 정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와 함께 중국은 상당수의 무인기를 개발해 정찰 및 공격 용도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CMP는 지난 8월 말 일본 인근에서 중국의 무인기 3대가 포착되자 일본군이 전투기를 출격시켰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은 지난 9월 28일부터 지난 3일까지 열린 주하이(珠海)에 고고도 장기체공형 무인정찰기인 차이홍(彩虹·CH)-6을 비롯한 다수의 무인기를 선보였다.

날개폭 20.5m, 높이 5m 크기인 CH-6은 속도가 시속 800㎞에 달하며, 12㎞ 고도까지 올라갈 수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이 자국의 뛰어난 드론 기술을 활용해 대잠 무인 정찰기를 포함한 군사용 무인기 전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대잠 무인 정찰기가 유인 정찰기에 비해 항속거리가 길고 운용 비용이 저렴한 것이 장점이지만, 운반 성능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의 티모시 히스 선임 연구원은 최근 중국이 무인기의 유연성과 저위험, 정치·군사적 이득을 고려해 향후 더 많은 무인기를 배치할 것이라면서 주요 배치 지역으로 남중국해와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 주변 등 해상 분쟁지역을 꼽았다.

앞서 중국 항해학원과 서북공대(西北工大) 해양과학기술원의 연구진은 지난 1월 펴낸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해양 방어력을 강화하기 위해 공중, 해상, 수중 드론 전력을 활용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보고서는 "중국은 방대한 면적으로 해양을 방어하고 순찰하기에 충분한 선박과 비행기를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 공백을 무인기 시스템으로 채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호주의 싱크탱크인 전략정책연구소의 맬컴 데이비스 선임연구원은 만일 중국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의 분쟁 수역에서 무인기 전력을 강화할 경우 호주, 인도 등 주변국은 물론 미국과 일본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2011~2019년 파키스탄을 비롯해 18개국에 무인기를 수출하는 등 군사용 무인기 개발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중국의 군사용 무인기 개발은 세계 최고 수준의 산업용 드론 생산 능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하다.

중국은 전 세계 민간용 시장의 75%를 점유하는 세계 최대 드론 생산국가다.

중국 드론 산업의 중심지는 '개혁·개방 1번지'이자 '기술 허브'인 광둥(廣東)성 선전(深천<土+川>)시다.

이곳에는 세계 최대 드론제조업체인 다장(DJI)을 비롯한 수백 개의 드론 제조업체들이 밀집해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