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50억원' 수령으로 비판 받은 곽상도 무소속 의원이 2일 국회에서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히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50억원' 수령으로 비판 받은 곽상도 무소속 의원이 2일 국회에서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히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곽상도 무소속 의원(전 국민의힘 소속)의 의원직 사퇴를 계기로 ‘대장동 정국’에서 공세로 전환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특검을 수용하라”고 압박하는 동시에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도 “특검 수용으로 진실을 규명하는 것이 마지막 책무”라며 “책무를 다하지 않으면 묵시적 은폐 공범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곽 의원이 사퇴했다고 해서 ‘국민의힘 게이트’라는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고 맞섰다. 곽 의원은 30대 아들이 대장동 개발사 화천대유에서 6년가량 일한 뒤 50억원의 퇴직금을 받은 게 논란이 되자 지난 2일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3일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으로 지목받고 있다”며 “지사직은 물론 후보직까지 내려놓고 특검 수사를 받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드러나고 있는 모든 정황, 즉 대장동 게이트, 재판 거래 및 사후 수뢰 의혹에 이 지사가 연관돼 있다”며 “국가의 근간을 그만 흔들고 결단을 내리라”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곽 의원 사퇴에 대해 “우리 당은 더 깨끗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이재명 대장동 게이트의 진실을 밝힐 것”이라며 “민주당이 더 이상 특검과 국정조사를 거부하면 민심이 준엄하게 심판할 것”이라고 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이 지사와 민주당은 더 이상 특검을 회피하지 말고 즉각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김 원내대표는 “온 나라가 몇 주째 ‘이재명 게이트’로 난리인데 대통령은 마치 남의 나라 일 대하듯 딴청만 피우고 있다”며 “여당의 유력 대권후보와 그 측근들이 대거 연루된 권력형 비리 사건의 구린내가 펄펄 나는데도 대통령은 ‘선택적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문 대통령은 오늘이라도 국민적 요구에 따라 민주당이 특검을 수용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천명하라”며 “그 책무를 다하지 않는다면 문 대통령도 ‘묵시적 은폐 공범’이 될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문 대통령이나 청와대의 입장을 요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이 지사 측과 민주당은 곽 의원 사퇴를 “꼬리 자르기”라며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이번 의혹의 본질이 ‘국민의힘 게이트’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지사는 2일 민주당 부산·울산·경남 경선 직후 곽 의원의 의원직 사퇴에 대해 취재진에게 “수사를 피해 보려는 꼼수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며 “‘화천대유가 누구 거냐’고 이야기하며 마치 제가 몸통이라는 이상한 말을 하는데, 곽 의원 아들에게 50억원 준 사람이 화천대유의 주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둑이 도둑을 막은 사람을 비난하는 정당, 국민을 바보로 여기는 국민의힘은 청산돼야 할 적폐 세력”이라고 했다.

김진욱 민주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대장동 개발 사업이 ‘국민의힘발 법조 게이트’였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며 “꼬리 자르기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했다. 야당 측의 특검 주장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이 공당으로서 염치를 안다면 정쟁을 위한 특검 주장을 멈추고, 관련자들이 성실히 수사에 협조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