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정상회담 언급→극초음속미사일→김정은 연설→지대공미사일…냉온탕 오가
'남북관계 개선과 별도로 국방력 강화' 의지…정부, 대응수위 고민 깊어져

북한이 지난달 30일 신형 반항공(反航空·지대공)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것은 남북관계 복원 등 정세와는 별개로 국방력 강화에는 계속 힘을 쏟겠다는 '투트랙 기조'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10월 초부터 남북통신연락선을 복원하겠다'고 밝힌 이튿날 이뤄졌다.

통신연락선 복원을 계기로 경색된 남북관계에 반전의 돌파구가 마련되리라는 기대감이 나오는 상황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북한의 화해 제스쳐와 미사일 도발이 번갈아 나오는 최근 흐름이 재연됐다.

북한은 지난달 11∼12일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하고 1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쏜 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24∼25일 잇따라 담화를 내고 남북관계 개선의 의지를 강조했다.

24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에 대해 "좋은 발상"이라고 하더니 25일에는 조건이 달려있긴 했지만, 남북정상회담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그러나 사흘 뒤인 28일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고 29일 김정은이 시정연설에서 '연락선 복원'을 언급하더니 30일엔 반항공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것이다.

그야말로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것으로, 이는 북한이 자신들의 국방력 강화를 '도발'로 보지 말라는 주장을 극대화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시정연설과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에서 반복적으로 남측에 '이중 기준'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남측의 미사일 발사는 '대북 억지력'이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도발'로 규정하는 데 대한 불만으로, 북한은 자신들의 미사일 시험발사가 지난 1월 8차 노동당 대회에서 제시한 '국방과학 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에 따른 것을 뿐 도발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김여정 부부장은 '국방과학 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이 남측의 '국방중기계획'과 같다고까지 설명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이 연설에서 "우리는 남조선을 도발할 목적도 이유도 없으며 위해를 가할 생각이 없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즉, 남측이 국방력 강화에 힘을 쏟으면서 북한과의 관계 개선도 도모하듯 북한도 미사일 시험발사와 별개로 남북관계 개선 의지는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시정연설에서 "적대세력들의 군사적 준동을 철저히 억제할 수 있는 위력한 새 무기체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힌 대로 북한은 앞으로도 미사일 시험발사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서도 연락선을 복원하는 등 남측에 화해 손짓도 병행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에 따라 탄도미사일 발사가 금지됐다는 점에서 남측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지적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두고 도발로 부르지 말라는 것은 대북제재를 무력화하라는 것과 같은 얘기다.

이에 따라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도모하면서도 북측의 탄도미사일 발사에는 미국 등과 보조를 맞춰 대응해야 하는 우리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에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이를 '도발'로 규정하지는 않았던 데서도 이런 고민이 묻어난다.

미국은 당시 발사를 탄도미사일로 규정하고 유엔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해 한국과 온도 차가 감지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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