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세 기울어" vs "대장동 블랙홀 탓"…무효표 처리 신경전도
2차 선거인단 투표율도 저조…명·낙, 촉각 속 투표 독려전
더불어민주당 경선 레이스의 판세를 좌우할 2차 선거인단 투표율이 예상을 깨고 저조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과반 압승을 이어가 '본선 직행' 가도에 쐐기를 박으려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결선행 교두보를 마련하려는 이낙연 전 대표는 저마다 투표율에 촉각을 기울이며 투표 독려전에 힘을 쏟고 있다.

30일 민주당에 따르면 2차 선거인단 온라인 투표 첫날인 전날 오후 6시 기준 투표율은 36%로, 같은 기간 50%를 넘어선 지난 1차 선거인단 때의 투표율을 크게 밑돌았다.

이날까지 온라인 투표가, 이후 내달 3일까지 ARS 투표가 이어지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결국 1차 선거인단 투표율(77.3%)에 크게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투표율이 낮았던 광주·전남(56.2%)과 전북(53.6%) 경선의 양상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2차 선거인단 규모는 49만6천명으로, 남은 경선 투표 일정 증 가장 규모가 크다.

이 때문에 2차 선거인단 표심의 향배가 남은 경선의 승패를 사실상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경선에 대한 관심도는 떨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양강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측은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으면서 투표 독려전에 나서고 있다.

2차 선거인단 투표율도 저조…명·낙, 촉각 속 투표 독려전
이 지사 측은 과반 연승 행진으로 이미 대세를 굳혀 '게임 끝'이라는 인식이 확산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다만 투표율이 높을 수록 일반 여론조사와 비슷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만큼 남은 기간 투표율을 올려 '끝내기'를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재명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판세가 이 지사 쪽으로 이미 다 기울었다고 보기 때문에 투표율이 낮다"며 "지금 TV토론도 덕담 수준으로 진행되는 것도 같은 이유"고 말했다.

반면 이 전 대표 측은 대장동 의혹이 블랙홀처럼 정국 이슈를 집어삼킨 탓이라고 분석했다.

이 전 대표 측은 후보 본인과 캠프 소속 의원들이 연일 "결선 투표로 보내달라"고 읍소하며 투표 독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낙연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연일 터지는 대장동 의혹의 드라마틱한 요소들 때문에 경선이 위축됐다"며 "깨끗한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며 결선에 가겠다"고 했다.

2차 선거인단 투표율도 저조…명·낙, 촉각 속 투표 독려전
양측은 당이 경선에서 중도 하차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김두관 의원의 득표를 무효 처리 하기로 한 것을 두고서도 기싸움을 이어갔다.

무효 처리는 결선투표제를 무력화하는 것이라며 당무위 소집을 요구한 이 전 대표 측은 이날도 집중 공세를 폈다.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홍영표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정치적으로 1등 후보가 양보하면 된다"며 "과거엔 1등 후보가 포용력을 갖고 수용하고 넘어갔는데 이번엔 참 야박하다"고 양보를 압박했다.

다만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광온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정치의 문제를 법으로 가져가는건 전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이 지사 수행실장인 김남국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경선이 종국으로 달려가는 상황에서 당무위 개최가 적절한가 의문"이라며 "경선 불복을 말하며 협박식으로 한다면 당원들이 잘못됐다고 따끔히 지적할 것"이라고 맞섰다.

한편 이 전 대표는 경기도의회를 찾아 지역 공약을 내놓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인천을 찾아 공약을 발표하며 표 몰이에 나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