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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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치열하게 7년을 사셨던 것처럼, 국회에서 일하는 보좌진들도 치열하게 살고 있습니다.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당신은 7년을 치열하게 살았다는 이유로 50억 원의 퇴직금을 받았고
당신의 아버지를 모신 보좌진들은 7년을 함께 했어도 50억 원의 퇴직금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겠죠."

국회 보좌진으로 일한다고 자신을 소개한 A 씨는 국회 재직자들의 익명게시판 계정 '여의도 옆 대나무숲'을 통해 27일 이같이 밝혔다.

A 씨는 '곽상도 의원님 아드님께'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당신이 지난 7년간 과중한 업무로 건강이 악화하어 잦은 기침과 어지럼증 등이 생겼던 것처럼, 저 역시도 지난 7년간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또 7번의 국정감사를 치러내며 온갖 염증과 대상포진 등 살면서 단 한 번도 앓아보지 못했던 병들을 앓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어 "초등학교에 입학한 이후 딱히 병원 다닌 적이 없었는데, 국회에 들어와 제가 제 몸을 고치기 위해 쓴 돈이 거의 돈 천만 원이 넘더라"라며 "제 주변에 있는 보좌진들을 봐도 마찬가지다. 다들 역류성 식도염, 스트레스성 위염, 만성 두통, 어지럼증 정도는 기본으로 달고 살기 때문에 정말 웬만큼 아프지 않으면, 서로 '아프다'는 말을 하기 어려울 정도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마 곽상도 의원을 모신 보좌진도 비슷할 거로 생각한다"며 "다들 쉴 틈 없이 돌아가는 국회 일정과 선거 일정 속에 밥도 제대로 못 챙겨 먹고, 잠도 푹 자지 못하며 의원을 조금이라도 더 잘 보좌하기 위해 자신의 건강과 가정, 또 개인적인 시간 등을 상당 부분 포기하며 헌신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A 씨는 "당신이 치열하게 7년을 살았던 것처럼, 국회에서 일하는 보좌진도 치열하게 살고 있다"며 "곽 의원을 모신 보좌진들도 아마 당신 못지않게 치열한 삶을 살아왔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당신은 7년을 치열하게 살았다는 이유로 50억 원의 퇴직금을 받았고 당신의 아버지를 모신 보좌진들은 7년을 함께 했어도 50억 원의 퇴직금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라며 "저는 당신의 아버지가 얼마나 많은 보좌진을 해고해왔는지 명단 일부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신의 아버지는 짧은 시간 동안 보좌진을 꽤 많이 바꾸셨더라"라며 "당신의 아버지는 자신을 위해 건강과 가정, 개인적인 시간 등을 상당 부분 포기하며 헌신한 보좌진들에게 '그동안 고생 많았다'며 500만 원이라도 챙겨줬을까"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곽 의원은 아들 곽 씨가 화천대유에서 퇴직금 명목으로 50억 원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26일 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아들 곽 씨는 지난 2015년 6월 대학원 석사 과정 중에 화천대유에 입사해 올해 3월 퇴사했다. 약 6년간 일한 후 지난 4월 말 퇴직금 명목으로 약 50억 원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곽 씨에 따르면 원천징수 후 실제 받은 퇴직금은 약 28억 원이다.

그는 입장문을 통해 "일 열심히 하고, 인정받고, 어지럼증 등 몸이 상해서 돈을 많이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아버지가 화천대유 배후에 있고 그로 인한 대가를 받은 것이라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