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2일(현지시간) 하와이 호놀룰루 히캄공군기지에서 열린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에서 6·25전쟁 국군·미군 전사자 유해 인수인계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하와이에 묻혀 있던 국군 전사자 유해 68구는 이날 문 대통령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왔다.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한국전쟁) 종전선언은 한반도를 넘어 평화를 염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용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는 일단 종전선언에 대한 논의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드러내면서도 한반도 비핵화를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문 대통령은 이날 하와이 호놀룰루 히캄 공군기지에서 열린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에서 추모사를 통해 “영웅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한반도의 완전한 평화”라며 “저는 유엔총회 연설에서 한국전쟁 당사국들이 모여 종전선언과 함께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열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한국 대통령이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 인수식을 해외에서 직접 주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문 대통령은 또 귀국 길에서 SNS를 통해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이 함께하는 한반도 종전선언을 제안했고, 국제사회도 공감으로 화답했다”고 밝혔다.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 추진에 대해 “미국은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해서 북한과의 관여를 모색하고 있고, 종전선언 가능성에 대한 논의에 열려 있다”고 밝혔다. 커비 대변인은 다만 “우리의 목표는 항상 그랬듯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며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과의 외교와 대화에도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북한이 대화의 테이블에 나왔을 때 미국·북한도 그렇고 우리도 서로 이니셔티브를 줄 수 있는 여러 가지 카드를 준비하고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유엔총회 참석 등 3박 5일 간의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문재인 대통령이 성과를 돌아보며 "높아진 대한민국의 국격과 무거워진 책임을 동시에 느꼈다"고 밝혔다.문 대통령은 23일 SNS에 '하와이를 떠나며'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유엔이 창설된 후 처음으로 연대와 협력의 힘을 보여준 것이 한국전쟁 참전이었다. 덕분에 한국은 전쟁의 참화에서 벗어나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이어 그는 "지난 5월 합의한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의 진전 등 백신 글로벌 허브로의 가시적 성과가 있었다"며" 우리는 이제 연대와 협력의 모범으로 국제사회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이와 함께 유엔 총회 행사에서 전 세계 청년들을 향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퍼포먼스 영상까지 공개한 방탄소년단을 향해 고마움을 표했다.문 대통령은 "방탄소년단이 유엔 총회장을 무대 삼아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를 노래한 것은 역사적인 사건이었으며 우리의 새로운 위상을 확인하는 계기였다"며 "유엔은 미래세대에게 문을 활짝 열어줬다. 방탄소년단에게 고맙고 자랑스러운 마음을 특별히 전하고 싶다"고 적었다.총회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에 대한 의지를 강조한 것과 관련해서는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에 의한 한반도 종전선언은 2007년 10.4 공동선언에서 남북이 합의했던 사항인데 지금껏 논의가 겉돌았기 때문에 다시 한번 제안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북한이 지난 6월 처음으로 유엔에 지속가능발전목표 이행현황을 담은 '자발적 국별 리뷰'를 제출했다. 지속 가능한 발전의 길에 북한의 동참은 매우 반가운 일"이라며 "남과 북이 협력해나간다면 한반도 평화의 길이 되기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문 대통령은 유엔 총회 참석에 이어 하와이 호놀룰루를 방문해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을 주관했다. 고(故) 김석주·정환조 일병을 비롯한 한국전쟁 국군 전사자 68인의 유해를 모시고 귀국한다. 그는 "이제 예순여덟 분 영웅과 함께 귀국길에 오른다"며 "추석 명절 동안 서로 격려하며 새롭게 충전하셨을 것이라 생각한다. 저도 심기일전하겠다"고 다짐했다.또 고(故) 김노디·안정송 애국지사에게 독립유공자 훈장을 추서한 것에 대해서는 "늦었지만 제자리를 찾아가는 일"이라며 "하와이가 품고 있는 애국의 역사를 국민들과 함께 되새기겠다"고 전했다.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더불어민주당이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제연합(UN) 총회에서 제안한 한국전쟁 종전선언을 두고 "한반도 평화의 바람이 다시 불어올 것"이라고 호평했다.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2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의 기조연설은 막혀있던 한반도 평화의 물꼬를 다시 열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긴 연설"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다만 민주당은 한반도 평화가 한국 정부의 의지만으로는 불가능하다며, 북한 당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고 수석대변인은 "북한도 3년 전 능라도 경기장에 모인 15만 평양 시민 앞에서 남북 정상이 했던 평화의 약속을 잊지 않았을 것"이라며 "북한이 우리 정부의 의지 표명에 적극 호응하고 대화의 장으로 다시 나올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