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복과 달리 목부분 파인 재킷·셔츠 형태…디자이너들이 현장 나가 도안 창작
북한, 공무원들도 유니폼 제정…직급·직무별로 구분하기도
북한에서는 출·퇴근길에 옷차림만 보고서도 어느 기관, 어느 기업에 다니는지 서로 쉽사리 알 수 있을 것 같다.

공장이나 기업소는 물론이고 내각의 성(省)·중앙기관 등 부처들도 유니폼을 제정해 입기 때문이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19일 "최근년간 성·중앙기관·공장·기업소들이 자기 단위 특성에 맞게 복장들을 새롭게 일신했다"며 "보건성을 비롯한 성·중앙기관들에서도 자기 단위의 기관복들을 일식으로 차려입고 사업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간 북한에서 성·중앙기관 정무원(공무원)들은 남한이나 여타 국가 공무원들과 마찬가지로 따로 정해진 복장이 없었다.

공장·기업소 등 생산 직장의 작업복과 음식점·매장 등 서비스 업종 근무자들의 유니폼, 학생 교복 등이 있었을 뿐이다.

이에 따라 북한 정무원들은 인민복이나 점퍼, 재킷, 양복 정장 등 각자 자유로운 옷차림으로 근무해왔다.

조선신보가 공개한 보건성 정무원복 사진을 보면 색상은 회색에 상의 목 부분이 깊게 파였고, 칼라가 위·아래 깃으로 나뉜 반소매 재킷과 비슷하다.

남자 유니폼에는 가슴 부분에 지퍼로 여닫을 수 있는 주머니를 다는 등 실용성도 고려했다.

특히 한 기관 내에서도 직급·직무별로 조금씩 변화를 줘 맡은 일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하기도 했다.

기상수문국 기관복은 기본 회색에 옷깃을 터친 점퍼 형태를 하고 상의 윗단 등에 청색을 배색한 형태로 디자인했지만, 간부 복장에는 회색을 더 많이 배치하고 기술직은 기본색을 청색으로 하고 회색을 배색으로 사용하는 식으로 구분을 뒀다.

또 예보원들은 옷깃을 파란색으로 하고 넥타이도 같은 색으로 착용하게 했다.

대중을 상대로 기상 예보를 맡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공무원들도 유니폼 제정…직급·직무별로 구분하기도
공장·기업소의 작업복도 새로운 형태와 색깔 등으로 다양하게 바뀌었다.

직접 의복 디자인을 맡은 중앙산업미술창작사의 근무복은 짙은 감색의 반팔 셔츠·블라우스와 유사한 형태로 만들었다.

대성백화점 여성 종업원 유니폼은 남한의 백화점 종업원들과 유사하게 선명한 빨간색 리본을 단 흰 블라우스에 리본과 같은 색깔의 H라인 치마와 조끼로 구성됐다.

조끼 상단에는 명찰도 달았다.

이들 유니폼은 산업미술 창작단위의 디자이너들이 현장에 직접 나가서 도안을 마련한 다음, 해당 기관·기업과 협의한 도안들을 대상으로 현상 응모를 해 당선된 것을 도입하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조선신보는 중앙산업미술국 조휘경(57) 책임심의원의 발언을 인용해 "기관·기업소복들은 해당 단위의 생산 조건과 환경에 맞게, 일꾼들과 종업원들의 직무상 특성에 맞게, 계절에 맞게 새롭게 도안했다"며 "문화성을 보장하면서도 색과 형태에 따라 구분될 수 있게 특색있게 도안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지금 국내(북한 내)에서는 TV나 신문, 잡지들에 소개되는 동영상과 사진을 통해 새롭게 일신된 기관복·기업소복들을 보고 있는데 문화성 있고 현대감이 난다고 호평"이라며 새 유니폼에 만족해하는 노동자들의 평가를 실었다.

북한, 공무원들도 유니폼 제정…직급·직무별로 구분하기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