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9일 대통령 선거가 6개월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대선과 동시에 치러지는 서울 종로 등 보궐선거와 내년 6월 지방선거로 들썩이고 있다. 여야 대통령 후보가 확정되면 사실상 동시에 선거운동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요 인사들이 조만간 몸풀기에 돌입할 것이란 관측이다.
대선만 선거냐…벌써부터 보선·지선 하마평

종로에 거물급 인사 출마 예고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사임으로 공석이 된 종로 지역구에 거물급 인사가 나설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하마평에 오르는 1순위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다. 지난 총선에서 임 전 실장은 종로 출마 의지를 보인 만큼 민주당 안팎에서는 재도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대선 주자로 뛰고 있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물망에 오른다.

대선만 선거냐…벌써부터 보선·지선 하마평
의외의 인물이 정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대선에 도움이 되면서도 대선 후보를 빛나게 하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종로는 정치적 상징성이 큰 만큼 대선 후보와 사실상 러닝메이트”라며 “자칫 대선 후보보다 더 관심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후보 선정은 상당한 고차방정식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야권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나머지 주요 대선 주자 가운데 한 사람이 종로 후보로 추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역시 후보군에 오르내렸지만, 이 대표는 “제 고향 노원구 상계동 국회의원이 되는 게 꿈”이라며 종로 출마를 일축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후임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과 부산의 재탈환을 노리고 있는 민주당은 ‘이기는 카드’로 승부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월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패배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서울시장 재도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박 전 장관 측에서는 지난 보궐선거를 앞두고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 등 여권에 불리한 이슈가 터지면서 개인의 경쟁력과 무관하게 고배를 마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선에서 여당에 힘이 실리면 지방선거에서의 승리도 노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박 전 장관은 최근 여권 내 1위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유튜브 방송을 하는 등 대선 주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의 서울시장 재도전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 지사의 뒤를 이을 경기지사 후보로는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조정식·안민석·박광온·김태년 민주당 의원 등이 거론된다. 현역 의원은 각각 이재명 캠프(조정식·안민석)와 이낙연 캠프(박광온)로 나뉘어 대선 주자를 돕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통령 후보가 누가 되는지에 따라 경기지사 후보도 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원외에서는 염태영 수원시장이 경기지사에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예상된다. 야당에서는 심재철·정병국·김영우 전 의원 등이 경기지사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시장·경남지사 등도 관심

부산에서는 지난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뛰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 7월 부산에서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미래전략추진위원회’를 꾸리면서 김 전 장관을 위원장에 위촉했다. 송 대표가 김 전 장관의 내년 지방선거 출마에 힘을 실어준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김경수 전 지사가 드루킹 사건으로 실형 선고를 받아 빈자리가 된 경남지사에는 경남 김해갑이 지역구인 민홍철 민주당 의원과 김해을이 지역구인 김정호 민주당 의원이 물망에 오른다. 야당에서는 박완수·윤한홍 국민의힘 의원과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 등이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다.

광주에서는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현역인 이용섭 광주시장을 상대로 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캠프 소속 민형배 전 민주당 의원은 광주시장 도전 의사를 접었다.

대선 주자로 나선 원희룡 전 지사 사퇴로 공석이 된 제주지사에는 오영훈·송재호·위성곤 의원과 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이상 민주당)과 안동우 제주시장, 고영권 제주도 정무부지사(이상 국민의힘)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조미현/성상훈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