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 공개 않으며 수위조절…"남북관계 파괴 바라지 않아" 여지도 남겨
김여정 '문대통령 거명' 비난담화, 대내매체엔 안 실려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거명하며 비난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를 주민들에게는 공개하지 않았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방송 등 대내매체들은 전날 김 부부장이 "문재인 대통령이 부적절한 실언을 했다"고 주장한 담화를 16일 오전 8시 현재까지 전하지 않았다.

김 부부장은 문 대통령이 전날 오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를 참관하면서 "우리의 미사일 전력 증강이야말로 북한의 도발에 대한 확실한 억지력이 될 수 있다"고 발언한 사실이 공개되자 불과 4시간 만에 담화를 내고 "대통령이 기자들 따위나 함부로 쓰는 '도발'이라는 말을 망탕 따라 하고 있는데 대해 매우 큰 유감을 표시한다"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문 대통령을 거명해 "매사 언동에 심사숙고해야 한다"며 '남북관계 완전 파괴'까지 경고했지만 이를 대내에 공개하지 않으면서 나름대로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김 부부장은 "우리는 그것(남북관계 완전 파괴)을 바라지 않는다"며 비난 담화 속에서도 남북관계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그 누구를 겨냥하고 그 어떤 시기를 선택하여 '도발'하는 것이 아니라 당 대회 결정 관철을 위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의 첫해 중점과제수행을 위한 정상적이며 자위적인 활동"이라는 해명성 주장을 담기도 했다.

김 부부장이 그간 거친 언어로 대남비난을 해온 것과 비교하면 표현의 수위도 낮았다.

북한은 앞서 지난 8월 한미연합훈련 진행을 비난한 김 부부장과 김영철 당 통일전선부장의 담화는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한 조선중앙TV와 조선중앙방송, 노동신문 등을 통해 공개했다.

북한은 그동안 대남·대미 등 대외관계에 대한 입장이나 관련 담화를 대내매체를 통해 거의 공개하지 않으면서 수위를 조절하고 외교적 여지를 남기려는 태도를 보였다.

다만,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문제는 대부분 대내 매체에도 실었고, 한미훈련과 관련한 입장은 상황에 따라 공개 여부를 결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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