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대표적인 독소조항으로 꼽히는 고의·중과실 추정에 대해 “불필요한 논란이 생길 수 있어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송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6일 언론중재법 개정안 등을 주제로 1 대 1 TV 토론을 벌였다. 이 대표는 토론에서 민주당이 추진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중과실 추정 조항 등 모호한 부분은 민주당이 빨리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송 대표는 “고의·중과실 추정 조항은 삭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이렇게 하면 합의된 거냐”고 하자 송 대표는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킬 수 있어 그건 좀 조정해 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고의·중과실의 정의, 추정 요건, 허위조작 보도의 정의, 배상 규모, 열람차단제 등을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독소조항으로 보고 전부 들어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송 대표는 개정안 내용 중 최대 다섯 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제에 대해선 그대로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언론에 소송해 배상받는 평균 액수가 500만원이다. 변호사비도 안 나온다”며 “다섯 배 징벌적 손해배상은 현실화 측면에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징벌적 손해배상이 도입됐을 때 부작용이 클 것”이라며 “돈을 더 내게 한다고 실효성이 있을지도 의심스럽다”고 맞받았다.

개정안 처리 시점에 대해서도 두 대표는 맞부딪혔다. 송 대표는 “양당 원내대표가 27일 무조건 처리한다고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대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안을 민주당이 가져왔을 때도 박수 치면서 해야 하느냐”고 맞섰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사주’ 의혹에 대해서도 송 대표는 “검찰청이 문을 닫아야 할 정도의 큰 사건”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이 대표는 “당이 공익 제보의 일환으로 파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일축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