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인터뷰 -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세금 줄여 기업·가계 활력…종부세 반드시 없앨 것
이재명표 기본소득, 사회주의 배급제와 다름 없어
홍준표 "부자엔 돈 쓸 자유를, 서민에겐 다시 일어설 기회 주겠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사진)은 16일 “부자들에게 돈을 쓸 수 있는 자유를, 서민들에겐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이 앞다퉈 내놓는 기본소득과 같은 보편복지에 대해선 “사회주의 배급제와 다를 바 없다”고 날을 세웠다.

홍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선진국에 걸맞게 사회를 대대적으로 개혁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스타 검사’ 출신의 5선인 홍 의원은 원내대표를 한 차례, 당대표와 경남지사를 각각 두 차례 지냈다. 야권에서 ‘가장 준비된 대통령 후보’라는 평가에 맞게 각종 정치·경제·현안에 대해 거침없는 답변을 내놨다. 과거 ‘막말’ ‘마초’ 이미지와 다른 모습도 보였다. 반말 대신 존댓말을 하고, 까칠한 질문엔 역정을 내다가도 금방 돌아서서 사과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어떤 시대정신을 구현할 계획인가요.

“선진국다운 국가 대개혁에 나서겠습니다.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한 나라는 세계에서 대한민국이 유일합니다. 이에 걸맞게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외교, 국방 그리고 대북정책을 전부 뜯어고치겠습니다.”

▷다른 후보들은 너도나도 공정을 외칩니다.

“공정은 선진국 시대를 열기 위한 하나의 수단입니다. 저는 대선에서 공정, 자유, 서민, 소통 등 네 가지 키워드를 제시할 생각입니다.”

▷서민을 이야기하는 배경이 궁금합니다.

“사회 양극화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서민 정책을 통해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겠습니다. 복지정책도 서민 복지를, 경제정책도 서민 경제를 추진할 생각입니다.”

▷그동안 차등, 선별복지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서민 복지정책은 힘들고 가난하고 기회가 없는 서민을 위해 복지를 집중하는 정책입니다. 차등복지와는 어감이 조금 다릅니다. 부자들에겐 골프, 여행 등으로 돈 쓸 기회를 주고, 서민들에겐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기회를 마련해주겠습니다.”

▷이재명 경기지사 등 많은 정치인이 기본소득 같은 보편복지를 주장합니다.

“보편복지는 사회주의의 배급제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복지정책 중 무엇을 최우선으로 추진할 계획인가요.

“자영업자·소상공인에 대한 대책이 시급합니다. 소위 ‘정치 방역’ 때문에 소상공인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전 국민에게 사회주의 배급제처럼 지원금을 나눠준들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언 발에 오줌 누기입니다. 현금 살포 같은 포퓰리즘 정책은 절대 하지 않겠습니다.”

▷대통령이 되면 반드시 추진할 정책은 무엇입니까.

“대북정책을 확 바꾸겠습니다. 우선 남북한 상호 불간섭 주의를 천명하겠습니다. 북한은 공산주의 체제로, 우리는 자본주의 체제로 사는 겁니다. 서로 다른 두 체제가 경쟁하면 됩니다.”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한 방안은 어떤 게 있을까요.

“선진국 시대에는 경제가 중진국처럼 폭발적으로 성장하지 못합니다. 첨단산업을 발전시켜야 우리 경제를 다시 한번 점프시킬 수 있습니다. 반도체와 함께 인공지능(AI), 바이오산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성장을 저해하는 환경과 장애물을 정부가 제거해줘야 합니다.”

▷구체적인 사례로는 뭐가 있을까요.

“대표적인 것이 강성 노조입니다. 강성 노조를 합리적인 노조로 바꾸지 않으면 한국 경제가 성장하는 데 큰 장애물이 될 것입니다. 노동시장을 유연화하기 위한 정책도 고민해야 합니다. 그래야 민간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전반적인 감세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법인세, 소득세 등 전반적인 감세 정책으로 기업과 개인의 가처분소득을 증대시켜야 경제가 선순환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이 되면 국세 체계를 바꾸겠습니다. 특히 부동산세제가 시급합니다. 서울에 조그만 아파트를 한 채만 보유했어도 재산세가 지난해의 두 배 이상으로 훌쩍 늘었다고 합니다. 거기에 종합부동산세도 있습니다. 종부세는 반드시 폐지하겠습니다.”

▷사법고시, 외무고시, 의과대학을 부활시킨다는 공약도 눈에 띕니다.

“공정을 논하는 상황에서 사회제도가 공정하지 못합니다. 처음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을 만들자고 할 때부터 저는 음서제가 부활한다고 반대했습니다. 로스쿨 제도를 도입하니까 전직 판검사 등 유력 인사 자제들이 로스쿨을 통해 판검사 되기가 쉬워졌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학비가 비싼 로스쿨에 들어가기도 어렵지만, 변호사가 되더라도 대형 로펌에 취직하기 어렵습니다. 부모와 가족의 백그라운드를 보기 때문입니다.”

▷이제 와서 다시 사시를 부활시키면 혼란이 생기지 않을까요.

“점진적으로 로스쿨을 폐지하는 방향으로 하면 됩니다.”

▷당헌·당규에 기본소득은 물론 경제민주화정책도 아직 남아 있습니다.

“헌법 119조 1항은 자유주의 경제체제를 원칙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시장 지배와 경제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국가가 개입하는 경제민주화는 119조 2항입니다. 원칙은 자유주의 경제체제이고 예외적으로 경제민주화를 적용하는 것입니다. 예외가 원칙인 양 통용되는 것은 잘못입니다. 대통령이 되면 바로잡겠습니다.”

▷중도층을 끌어오려면 경제민주화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다른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자유주의 경제체제 원칙은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최근 대통령 이름을 붙인 공항을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외국에 나가보면 국가 원수의 이름을 붙인 공항이 많습니다. 미국 뉴욕에 케네디, 워싱턴엔 레이건공항이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LA)공항처럼 톰 브래들리라는 시장의 이름을 붙인 공항도 있습니다. 한국은 국가 원수, 유명 인사의 업적을 기리는 것에 아주 박합니다. 그래서 박정희공항(대구), 김대중공항(무안), 김영삼공항(가덕도) 등 공항 이름부터 바꾸자고 했습니다. 전직 대통령을 폄훼하고 비난하는 정치는 옳지 않습니다.”

▷정권 교체 때 정치 보복도 큰 문제입니다.

“이미 수차례 정치 보복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보복을 심하게 한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입니다. 칼잡이 대통령 시대는 이제 끝내야 합니다.”

▷대통령 중임제 등을 골자로 한 개헌은 여대야소 상황에서 힘든 것 아닌가요.

“2024년 총선 공약으로 개헌을 걸겠습니다. 입법이 필요한 개혁들은 총선 공약으로 내걸어 국민의 심판을 받겠습니다.”

■ 홍준표 후보는

△1953년 경남 창녕 출생
△1978년 고려대 법대 행정학과 졸업
△1982년 제24회 사법시험 합격
△1985년 청주지검 검사 임용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
△2012년 제35대 경남지사
△2017년 제19대 대선 출마
△2017년 자유한국당 대표
△2021년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이동훈/좌동욱 기자/사진=김범준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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