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이 지난 15일 열차에서 발사되는 순간 화염과 연기가 주변을 감싸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이 지난 15일 열차에서 발사되는 순간 화염과 연기가 주변을 감싸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15일 동해상으로 쏜 탄도미사일은 열차에서 발사한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전역의 철도망을 이용할 수 있는 데다 일반 열차와의 구분이 힘들어 사전 징후 포착이 어려운 새로운 발사 수단을 공개한 것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긴급회의를 소집해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6일 “철도기동미사일연대는 9월 15일 새벽 중부 산악지대로 기동해 800㎞ 계선(사거리)의 표적지역을 타격하는 임무를 받고 훈련에 참가했다”며 “동해상 800㎞ 수역에 설정된 표적을 정확히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추정되는 미사일이 열차의 화차 부분에서 발사되며 화염이 열차를 휘감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대신 훈련을 참관한 박정천 노동당 비서는 “철도기동미사일 체계는 전국 각지에서 분산적인 화력임무 수행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위협 세력에 심대한 타격을 가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응 타격 수단”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열차를 이용한 미사일 발사 장면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그동안 미사일 도발 때 주로 이동식발사차량(TEL)을 이용했다. 올해 처음 창설된 철도기동미사일 연대를 통해 미사일 발사 수단이 다양하다는 점을 드러내려 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한국이 미사일 개발에 나서기 때문에 자신들도 한다는 식의 ‘군비 경쟁’ 프레임으로 끌고가 향후 군축 회담으로 가져가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유엔 안보리는 15일(현지시간)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비공개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안보리 소집을 요청한 니콜라 드 리비에르 주유엔 프랑스 대사는 “명백한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북한의 무력 도발에도 대북 인도적 지원을 강조하던 통일부 역시 이번엔 이례적으로 북한을 비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전날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문재인 대통령 비난 담화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통령의 실명을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기본적인 예의와 최소한의 존중은 지켜져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청와대 관계자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