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외교·국방 2+2 개최…"불확실한 국제정세 속 협력 필요성 커"
호주, 중국 겨냥 "경제적 강압 반대"…한국의 쿼드 참여엔 부정적
한·호주, 사이버·우주로 협력 확대…"역내 평화·안정 기여"(종합)
한국과 호주의 외교·안보 수장이 13일 서울에서 만나 역내 평화와 번영을 위해 사이버, 우주, 국방, 경제 등 여러 영역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서욱 국방부 장관, 호주의 마리스 페인 외교장관과 피터 더튼 국방장관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제5차 한·호주 외교·국방(2+2)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장관들은 양국이 민주주의와 인권 등 가치를 공유하는 유사 입장국으로 협력 강화를 통해 얻을 게 많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정 장관은 "국제정세 불확실성,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있고 한국, 호주와 같은 중견국 간 소통과 협력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밝혔고, 페인 장관도 "우리는 안전하고 개방적이며 번영하는 인도태평양을 위한 유사한 관점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양국은 올해 수교 60주년을 맞아 양자관계를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으며, 이날 회의에서는 사이버 안보와 핵심기술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우주 정책 대화를 신설하는 등 협력 영역을 확대했다.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호주의 인태전략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환경, 기후변화, 경제협력 등 비전통적 안보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호주 측은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조기 재개를 위한 외교적 노력과 남북 관여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한·호주, 사이버·우주로 협력 확대…"역내 평화·안정 기여"(종합)
호주 장관들은 국가명을 직접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중국이 역내 평화와 번영에 위협이 된다는 인식을 거듭 드러냈다.

더튼 국방장관은 역내 전략적 도전으로 "양국 모두 익숙한 경제적 강압과 외부 개입, 사이버 공격과 전술"을 꼽았고, 페인 장관은 "양국은 경제적 개방성을 장려하고 규범에 기반한 무역을 저해하는 강압적인 경제 관행을 반대하는데 헌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호주 입장에서 경제적 강압은 호주가 코로나19 기원 조사 등 미중 갈등 현안에서 미국 편을 든 뒤로 중국으로부터 당한 무역 보복을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양국 군은 급변하는 안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연합훈련을 늘리고 방산·군수 등 분야의 교류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서욱 장관은 양국이 "인태 지역의 평화와 안정, 항행과 비행의 자유가 보장되는 게 중요하다는 원칙"에 공감했다고 설명하고서 "한국과 호주가 국방협력을 강화하고 다자 연합훈련에 참가하는 것은 넓은 의미로 이러한 원칙을 준수하는 데 기여하고 종국에서는 역내 평화 안정에 기여하는 것이다 생각하고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튼 장관은 "오늘 합의한 조치는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합동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우리는 갈수록 불확실하고 경쟁하는 전략적 환경에 직면했지만, 함께 마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호주가 참여하는 기밀정보 공유동맹인 '파이브 아이즈'나 중국 견제 성격을 띈 인태 지역 협의체 '쿼드'에 한국이 가입하는 문제는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고 서욱 장관은 설명했다.

페인 장관은 한국과 기밀 공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직답하지 않았고, 쿼드 가입에 대해서는 "꼭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외교와 국방 분야의 고위 관리가 한자리에 모이는 2+2는 전략적 이해를 공유하고 관계가 긴밀한 국가 간 소통 채널로 호주와는 2013년 7월 1차 회의를 시작으로 격년으로 개최하고 있다.

차기 2+2 회의는 2023년 호주에서 개최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