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무-3C와 유사하나 정밀도가 관건…당대회 언급 무기로 첫 시험발사
'북한판 토마호크' 저고도로 탐지 어려워…장거리 기습타격 능력
북한이 13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은 한국의 현무-3C·미국의 토마호크와 유사한 무기체계다.

지상 이동식 발사차량(TEL)이나 해상 함정 등에서 발사되어 50∼100m 고도로 낮게 날아 원거리에 있는 목표물을 정밀 타격하는 무기가 순항미사일이다.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는 유엔의 대북제재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다.

◇ 북한, 5개 발사관 TEL에서 발사…은밀·기동성 갖춰 요격 어려워
북한 매체가 11일과 12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면서 공개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발사 사진을 보면 지상의 TEL에서 발사가 이뤄졌다.

5개의 발사관을 갖춘 TEL에서 발사된 이 미사일은 1천500㎞의 표적을 명중했다고 북한은 주장했다.

한미는 지대지 순항미사일로 분석되는 이번 미사일의 발사 지점 및 비행궤적, 탄착지점 등을 정밀 분석 중이다.

군 관계자들과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전문연구위원 등의 분석에 따르면 북한의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은 주날개와 꼬리 부분 보조날개, 터보팬 엔진(북한 '터빈송풍식 발동기' 명명), 동체 배면에 엔진 흡입구 등을 갖췄다.

미국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에도 배면 흡입구가 있어 북한이 선진국의 토마호크 기술을 상당히 모방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무-3C에는 흡입구가 없다.

전체적인 외형은 사거리 1천500㎞의 현무-3C 순항미사일 및 토마호크와 유사하다.

현무-3C와 토마호크도 주날개와 보조날개가 있다.

제트 엔진과 이들 날개의 양력으로 비행한다.

류성엽 21세기 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현재 북한 공개보도 사진을 보면 꼬리날개는 북한과 군사기술 교류가 의심되는 중국, 러시아, 이란, 파키스탄이 보유한 순항미사일들과 그 외형과 형상이 상이하다"며 "북한이 미사일의 비행조종성과 관련한 언급을 한 것은 별도의 풍동시험을 거쳤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에 공개한 지대지 순항미사일 TEL은 초대형 방사포 TEL 차량과 동형으로 분석됐다.

다만 발사관 덮개는 지대함 미사일 TEL과 같은 개폐식으로 고안했다.

발사 후 공중에서 점화되는 콜드런치 방식이 아니라 터보엔진으로 비행하기 때문에 개폐식으로 만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1월 노동당 제8차 당대회에서 '중장거리 순항미사일을 개발했다'고 언급한 이후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처음 시험 발사했다.

이번 두 차례 시험을 비롯해 앞으로 전력화를 위한 최종 테스트를 거쳐 양산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만으로 정확한 재원 분석이 쉽지 않지만, 크기와 동체 등은 현무-3C보다 약간 커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지난 2012년 국방부가 공개한 현무-3C는 길이 6m, 직경 53∼60㎝, 무게 1천5t, 제트엔진 장착으로 마하 1의 속도로 비행한다.

차량 발사대에서도 발사가 가능하며, 450㎏에 이르는 탄두는 실험결과 목표물에 1~2m 오차로 나타나 미국의 토마호크에 버금가는 성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순항미사일은 저고도로 비행하는 특성 때문에 레이더에 탐지될 확률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탐지 및 요격 레이더에 포착될 가능성이 작다는 것은 요격하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더구나 어느 지역이든 재빨리 이동하고 터널이나 지하 개폐 시설에 있다가 나와 발사하고 즉각 숨을 수 있는 특성을 갖춘 TEL에서 발사하면 기습 타격 능력이 한층 배가된다.

북한이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개발함에 따라 종말 단계에서 회피 기동이 가능한 '북한판 이스칸데르'에 이어 한국군의 미사일방어체계(KAMD)를 무력화할 수 있는 또 다른 무기체계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발사된 장거리 순항미사일들은 우리 국가의 영토와 영해 상공에 설정된 타원 및 8자형 비행궤도를 따라 7천580초를 비행하여 1천500㎞ 계선의 표적을 명중했다"고 주장했으나 목표물 타격 장면은 공개하지 않았다.

장거리 순항미사일 비행 시험을 하려면 다른 나라 영해나 영공으로 발사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자국 지상이나 해상에서 발사해 공중에서 선회하면서 미리 설정한 지점의 거리를 측정하는 '웨이포인트'(Way point) 방식을 이용한다.

이에 군사 전문가들은 "장거리 순항미사일은 원거리를 비행하는 것보다 목표물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느냐가 중요하다"며 "북한의 장거리 순항미사일은 정밀도가 관건"이라고 주장한다.

'북한판 토마호크' 저고도로 탐지 어려워…장거리 기습타격 능력
◇ 군, 사전 탐지여부·미공개 논란·…합참 "정밀 분석 중"
군 및 정보 당국이 지난 11일과 12일 북한의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 징후를 사전에 포착했는지도 주목된다.

일단 지상의 TEL에서 2발을 시험 발사한 것으로 보여 한미 대북 레이더망에 충분히 탐지되지 않았겠느냐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그간 북한이 몇 차례 단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포착하지 못했던 사례도 있어 이번에 포착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저고도로 비행하는 순항미사일 특성상 레이더에 포착·소실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합참은 "우리 군은 한미 정보 당국간 긴밀 공조하에 정밀 분석 중에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군이 이번 미사일 발사 사실을 사전에 탐지했다면 공개하지 않은 것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군 당국은 지난해 4월 14일 단거리 순항미사일 발사 당시에는 당일 즉각 상세한 내용을 언론에 공개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3월 북한이 서해 평안남도 온천 일대에서 순항미사일을 발사했을 당시에는 외신 보도가 나온 지 사흘 만에야 관련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당시 군은 "작년 4월에는 오전에 순항 미사일을 포착했고 오후에 이와 연관돼 공대지 관련 (전투기) 활동들이 있어서 전체적인 일련의 합동타격 훈련이나 연관된 훈련으로 보고 설명한 바 있다"며 "모든 것을 공개하는 건 아니란 걸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이번 장거리 순항미사일 사전 탐지 여부에 대해 "군이 북한의 모든 순항미사일 발사를 공개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에도 선제적으로 탐지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순항미사일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에 위배되지 않은 데다 한반도 안보 정세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관리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