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 원희룡 전 제주지사. / 사진=뉴스1
이재명 경기지사, 원희룡 전 제주지사. /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검찰의 표적 수사 의혹 보도와 관련 "제게 단 한 톨의 먼지나 단돈 1원의 부정부패라도 있다면 결코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며 자신의 도덕성을 공개 어필했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전과 4범' 이재명 후보가 자화자찬하는 모습에 '아연실색'했다"고 비판했다.

지난 9일 이 지사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정치인은 주권자의 권한을 위임받아 행사하는 대리인이다. 대리인의 도덕적 흠결은 위임받은 권한을 주권자를 위해서가 아닌 사적 목적으로 남용하는 것을 말한다"며 "감히 말씀드리건대, 정치에 입문한 이래 단 한 번도 사적 목적으로 권한을 남용한 바가 없다. 검경, 언론, 정권 권력 같은 기득권으로부터 온갖 공격을 받았지만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라고 적었다

이어 "1989년 2월 제가 성남에서 인권 변호사 활동을 시작하며 경찰, 검찰, 기득권과 부딪히기 시작했고, 그들은 제 정치생명과 생계수단까지 끊어 놓기 위해 잔인하고 집요한 온갖 시도를 자행했다"며 "어떤 탄압에도 살아남기 위해 '부패 지옥, 청렴 영생'을 외치며 한 점 부끄러움이 없도록 처신했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 / 사진=연합뉴스
또 "셋째 형님이 제게 악감정을 갖게 된 것도 성남시정에 절대 관여 못 하게 완전히 봉쇄했기 때문이다. 방치했으면 아마 형님도 저도 정치, 검경의 먹이가 됐을 것"이라며 "토건 마피아들과 '파크뷰 특혜 분양 용도 변경 저지' 전쟁을 했다가 방송 PD의 검사 사칭을 도와줬다는 해괴한 전과가 생겼고, 공공병원 설립 운동을 나섰다가 특수공무집행방해로 수배됐고, 청소노동자들에게 가로청소 위탁했다고 '종북의 자금줄'로 몰려 서울지검에 공개 소환됐다"고 했다.

이 지사는 "남들은 선거 명함을 지하철역 구내에서 줘도 선관위 경고감이었지만, 지하철에 연결된 지하횡단보도 입구에서 명함을 준 저는 정식 기소로 벌금 50만 원 전과자가 됐다"며 "'아무 말 안 한 것도 허위사실 공표'라 기소당하고, 형님의 정신질환 증거는 빼돌려 숨기고는 '정신질환 없는 형님을 강제입원시키려 했다'며 직권남용죄로 기소당했다. 무죄를 받는 데 엄청난 변호사비가 들었고 오랫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마 제게 단 한 톨의 먼지나 단돈 1원의 부정부패라도 있었으면 결코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며 "없는 죄도 만들고 있는 죄도 덮는 무소불위 대한민국 정치 검사들이 이재명에게 없는 죄 만들려고 엉뚱한 사람에게 없는 죄 만들어 씌운 '이재명 먼지떨이 표적 수사'만 봐도 알 수 있다"고 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 / 사진=연합뉴스
원희룡 전 제주지사. / 사진=연합뉴스
이에 원 전 지사는 10일 페이스북에 '한 톨의 먼지도 없다는 이재명 후보, 먼지에겐 먼지가 묻어도 티가 나지 않는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도둑이 제 발 저리다'라는 말이 있다. 도덕성이 가장 큰 문제인 이재명 후보가 도덕성을 언급하니, 이럴 때 쓰는 말"이라며 "전과 4범은 어떤 핑계와 변명으로도 바꿀 수 없는 사실이다. 전과 내역도 음주운전, 무고 및 공무원 자격 사칭, 특수 공무집행방해 및 공용 물건손상 등으로 '악질 중의 악질 범죄'들이 모여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부패 지옥, 청렴 영생을 외친다는 이재명 후보는 왜 부패 지옥에 살고 있냐"며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라고 했다. 먼지에게는 먼지가 묻어도 티가 나지 않는다. 전과 4범인 이재명 후보가 유력 대권 주자라는 건 정말 가슴 아픈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말 깨끗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하는 저도 제 입으로 먼지 한 톨 없다고 얘기하지 않는다. 완벽한 사람은 없기 때문"이라며 "적어도 염치는 챙기고 선거에 임해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KBS는 지난 7일 2017년 12월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가 인터넷 불법도박 사이트 운영 혐의를 받던 '국제마피아' 조직원 이 모(40) 씨를 수사하면서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지사 관련 비위를 진술하라고 압박했다는 취지의 보도를 낸 바 있다. 이 씨가 이에 응하지 않자, 검찰이 가족을 상대로 보복성 수사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은 "인권보호관실에서 사실관계와 인권침해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