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개발 국가 위해 백신 1억 도즈 추가 기증"…'백신 외교'도 나서
미국 인도태평양 전략 맞서 '분쟁' 인도 포함한 브릭스 위상 강화 도모
시진핑, 브릭스서 다자주의 강조…보건·경제 협력 강화 제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다자주의 원칙을 강조하면서 브라질, 러시아,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중국 다섯 나라가 속한 브릭스 진영이 보건·백신·경제·안보 등 다방면에서 협력을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9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화상 회의 방식으로 열린 제13차 브릭스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여전히 세계적으로 창궐 중인 가운데 세계 경제 회복은 어렵고 국제 질서는 심각하고 복합하게 변해가고 있다"며 "이런 도전에 직면해 브릭스 국가들이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하고 공동 발전을 추진해 세계의 평화에 기여함으로써 인류 운명 공동체를 만들어나가자"고 밝혔다.

미중 신냉전이 격화된 가운데 중국은 국제무대에서 '다자주의' 가치를 부쩍 강조하면서 미국의 압박에 맞서 국제무대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우군을 확보하려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시절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국제사회 질서를 자국에 유리하게 바꾸려고 하자, 이를 '일방주의'라고 비난하면서 '다자주의' 수호를 강조했었다.

이를 통해 미국의 리더십 공백을 차지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브릭스가 보건, 백신, 경제, 안보, 인적 교류 등 다섯 가지 영역에서 협력을 강화하자고 촉구했다.

이를 위해 시 주석은 구체적으로 ▲ 브릭스 국가 공업·인터넷 및 디지털 제조 포럼 ▲ 브릭스 국가 기후변화 고위급 회의 ▲ 브릭스 국가 지속 가능 발전 빅데이터 포럼 ▲ 브릭스 국가 치국(治國) 이념 연구토론회 및 인적 교류 포럼 등을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시 주석은 국제사회 백신 공급에도 힘을 쓰겠다면서 '백신 외교'에도 나섰다.

그는 중국이 이미 세계 100개국에 10억 도스(1회 접종분) 분량의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했다면서 올해 말까지 총 20억 도스 분량의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올해 추가로 개도국을 위해 1억 도스의 코로나19 백신을 무상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그간 브릭스는 소속 국가들 간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복잡한 탓에 신흥 경제 대국 간의 느슨한 연대체 수준에 머물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국이 이런 브릭스 국가 간 협력 강화에 강력히 시동을 걸고 나선 것은 미중 신냉전 속에서 자국에 유리한 국제 질서를 능동적으로 구축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브릭스 국가 중에는 미국에 맞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 중인 러시아 같은 국가도 있는 반면 미국의 대중 포위망인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구성국이자 작년 국경 분쟁으로 유혈 충돌까지 겪은 인도도 포함되어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