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골든크로스 성공…2030 소통에 최적화된 후보"
경쟁주자들 "與지지층과 대깨문들의 여론조사 조작 덕"


국민의힘 대선경선 레이스의 출발선에서 '무야홍'(무조건 야당 후보는 홍준표) 바람이 불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최근 '범보수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바짝 따라붙은 양상이다.

여론조사 날짜와 기관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대부분 범보수 조사에서 윤 전 총장과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이다.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가 현실화한 조사결과도 나왔다.

7일 발표된 여론조사공정-데일리안의 가상 양자대결 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를 모두 앞서며 '무야홍 대세론'을 키우고 있다.

'보수 적자'를 자임하는 홍 의원은 선명성을 부각하며 윤 전 총장의 행보에 실망한 유권자층을 흡수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윤 전 총장의 '고발사주' 의혹도 홍 의원 상승세에 동력을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尹대세론 흔들?…홍준표 상승세, 역전극인가 역선택인가
윤 전 총장과 연령대 지지세가 뚜렷하게 엇갈리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60대 이상 지지세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반면, MZ세대(20·30세대)에게서는 윤 전 총장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원조 보수주자로서 자유경쟁을 강조하는 공약들이 역설적으로 최근 부동산·취업 문제 등에 시달리는 청년층의 '공정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유의 '사이다 화법'이 "요즘 세대와의 소통에 최적화됐다"는 분석도 있다.

이날 경기도당 당직자들과 만난 홍 의원은 "MZ세대로부터 지지를 받으려면 말을 빙빙 돌리지 말고 의사 표시를 분명히 해야 하고,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며 "그 특징에 맞는 사람은 바로 나"라고 말했다.

다양한 해석을 열어두는 기존 여의도식 레토릭으로는 청년층 표심에 다가서기 어렵다는 것이다.
尹대세론 흔들?…홍준표 상승세, 역전극인가 역선택인가
당내에서도 청년층 지지세에 기반한 홍 의원의 약진을 흥미롭게 바라보는 눈치다.

'절대 강자'로 여겨졌던 윤 전 총장과 2강 구도를 형성하면서 경선의 흥행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한 당직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40·50세대에서 여권에 밀리는 표를 20·30세대를 통해 잡아야 한다는 점에서 홍 후보의 약진은 긍정적"이라며 "의원들 사이에 유의미한 움직임은 없지만, 경선이 흘러갈수록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이준석 대표는 CBS 라디오에서 "사람들은 기억에 의해서 많이 지배된다"며 "홍준표 후보의 경우에는 지난 대선에서, 굉장히 불리한 선거였음에도 20%가 넘는 국민이 찍어준 경험이 있다"며 "최근까지는 구도 면에서 빛을 못 본 부분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했다.

윤 전 총장 등 다른 한켠에선 홍 의원의 범보수 지지율이 여권 지지층의 전략적 지지, 즉 역선택이 작용한 것이라며 깎아내리고 있다.

이는 홍 의원이 야당 대선후보가 되면 여당이 쉽게 이긴다는 '홍나땡'(홍준표가 나오면 땡큐)'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여권의 텃밭인 호남에서 범보수 주자 중 홍 의원 지지도가 유독 높은 것도 역선택의 폐해를 방증한다는 게 경쟁주자들의 말이다.

2017년 대선 때 전라도 광주에서의 홍 의원 득표율은 1.5%였다.

한 대권주자는 "윤 전 총장이 악재를 만난 탓도 있지만 여론조사 조작에 능한 여권과 대깨문(친문 열성 지지층)들이 홍 의원을 밀어주는 것이 크다"고 주장했고, 다른 주자는 "홍 의원의 지지율을 놓고 보수층이 오판해선 안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