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캠프 "공작 배후 있다"
송영길 "법사위 즉각 소집"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총장 재직 시절 여권 정치인들의 검찰 고발을 야당 의원들에게 사주했다는 소위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 ‘권언(권력과 언론) 정치공작’이라며 전면 부인했다.

윤 전 총장은 3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방문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 “고발하라고 한 적도 없고, 그럴 이유도 없다”며 “이 같은 권언 정치 공작을 한두 번 겪은 게 아니기 때문에 상식 있는 국민들이 잘 판단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혹은 지난해 4·15 총선 직전 윤 전 총장의 측근인 손중석 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 야당 의원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범여권 정치인과 언론사 관계자들의 법 위반 혐의를 담은 검찰 고발장을 전달했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윤 전 총장은 이에 대해 “지난해 1월 정권 비리 수사를 진행하던 검사뿐만 아니라 올바른 입장을 옹호하던 검사들도 보복 학살 인사로 전부 내쫓겼다”며 “피해자가 고소해도 수사할까 말까한 상황인데 (야당이) 고발한다고 수사하겠나, (고발을) 사주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전 총장 캠프의 총괄실장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도 한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희대의 정치공작으로 배후가 있는지 밝혀야 한다”며 “단호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캠프 내 강경 분위기를 전했다.

여권은 이틀 연속으로 파상 공세를 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기문란, 정치공작 ‘윤석열 게이트’가 발생했다”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바로 소집해 철저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은 오는 6일 법제사법위원회를 열어 긴급 현안 질의를 하기로 했다.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윤 전 총장을 비롯해 의혹 당사자들을 출석시킬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과 당내 경선에서 경쟁하는 야권 후보들도 윤 전 총장 비판에 나서기 시작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 후보가 고발하도록 지시하거나 묵인했다면 이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며 “설사 몰랐다 하더라도 지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총장 시절에 해당 사건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 지시했는지 진위에 대해 윤 후보 본인이 명쾌하게 밝히면 될 문제”라고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현재 사실관계로는 단언하기 어렵다”면서 “(의혹 해결을 위해) 당무감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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