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의원 발언 인용해 한미연합훈련·'전략적인내 답습' 비판
북한 외무성 "유럽도 바이든 정부 대북정책 불신"…우회 비판
북한 외무성이 유럽의회 의원의 입을 빌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외무성은 2일 홈페이지에 '유럽 정치인이 미국의 대조선(대북) 정책을 비난' 제목의 글을 싣고 "미국의 대조선 정책이 유럽 나라들에서도 규탄을 받고 있다"며 "현 미 행정부의 대조선 정책에 대한 불신과 회의심이 동맹국이라고 하는 유럽 나라들 속에서까지 증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외무성은 한 네덜란드 정당 출신 유럽의회 의원의 발언이라며 "현 미 행정부는 전 행정부가 '미친 전쟁 놀음'이라고 규정한 군사 연습에 계속 매달리며 조선과의 모든 협상 기회를 위험에 빠뜨렸다"며 "합동군사연습으로 조선 반도의 상황을 2017년 이전으로 되돌리며 악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해당 의원이 "오바마 행정부 시기의 '전략적 인내' 정책을 답습하고 있는 현 미 행정부를 비난"했다며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사태로 거대한 압력에 직면한 지금까지도 조선이 붕괴되기를 초조하게 기다리며 어리석게 행동하고 있다고 조소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해당 의원의 이름은 명시하지 않았다.

이 글은 지난달 한미연합훈련을 그대로 진행하고 외교적 해법을 이야기하면서도 구체적인 조건은 제시하지 않는 미국 정부에 대한 북한의 불만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 행정부'를 언급한 대목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와 달리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북한의 내심이 드러난다.

북한은 올해 초부터 북미협상에 있어 '선대선, 강대강' 기조를 앞세우며 미국이 먼저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