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법 검토 소홀·주먹구구식 유권해석으로 납세자·과세관청 분쟁"
'법 따로 해석 따로' 행안부 혼선에 지방세 100억 날려

도시정비법 개정 과정에서 행정안전부가 법안 내용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다가 법이 시행되자 임의로 유권해석을 해 지방세 100억원 이상을 환급하는 등 큰 혼선을 겪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2일 공개한 '개발사업분야 등 취득세 과세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난 2016년 국토교통부로부터 '주택재개발사업'과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재개발사업'으로 통합하는 내용의 도시정비법 전부개정 법률안에 대한 의견조회를 요청받았다.

이 개정안의 부칙에는 지방세 특례범위가 '주택재개발사업'에서 '도시환경정비사업'까지 확대되는 내용이 담겨있었으나 행안부의 담당자들은 지방세 감면 규모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소속 과장이나 실·국장 등에 이를 보고하지 않았고, 국토부에 의견도 회신하지 않았다.

아울러 2018년 2월 개정된 도시정비법 부칙이 시행되자 행안부는 도시환경정비사업은 취득세 감면 대상이 아니라고 축소 해석한 유권해석을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전달했다.

서울 용산구·중구는 이 유권해석을 근거로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에 감면 처리했던 세액을 추징하거나 사업시행자의 감액 경정 요구를 거부했다.

그러나 조세심판원과 대법원은 각각 용산구의 감면세액 추징과 중구의 감액 경정 거부는 위법하다고 판단했고, 결국 두 지자체는 소송에 따른 환급가산까지 더한 금액을 납세자에 환급했다.

행안부의 법안 검토 소홀과 주먹구구식 유권해석이 납세자와 과세관청간 분쟁의 원인이 된 셈이다.

'법 따로 해석 따로' 행안부 혼선에 지방세 100억 날려

감사원이 이번 감사에서 서울 중구와 대구 동구 2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표본 조사한 결과, 혼선이 빚어진 2018년 2∼12월 사이 관련 취득세 감면으로 104억5천만원가량의 지방세수를 걷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에도 혼선이 계속돼 2019년 지방세특례제한법(지특법) 개정 뒤에는 도시환경정비사업에 취득세 감면이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정리됐지만. 작년 1월 지특법 재개정으로 현재는 취득세 감면을 적용하고 있다.

감사원은 행안부 장관에게 지특법 개정안에 대한 검토 및 의견회신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 요구하고, 징계 시효가 지난 관련자들에 대한 인사자료를 통보했다.

감사원은 또 대법원이 2015년 '행안부의 유권해석에 따라 재건축조합의 비조합원용 토지에 안분방식으로 과세하는 방식은 위법하다'고 판시했음에도 행안부가 후속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관련 과세기준을 명문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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