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사진=뉴스1
윤석열 예비후보 캠프 장제원 총괄실장이 1일 오후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하는 후보자 대리인 의견 수렴 자리에서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낼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조항 도입 여부를 두고 당내 대권 주자들 간의 신경전이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윤 예비후보 측의 찬성 입장 피력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윤 예비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날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장 총괄실장이 (찬성 측) 의견을 제시하러 간다고 말한 게 맞다"며 "이게 저희 캠프의 공식 입장이었는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국민의힘 선관위는 경선 시작 전 공정한 경선 관리를 위해 당 내외 의견을 수렴하고자, 경선 후보자 대리인을 불러 주요 현안 관련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장 총괄실장은 이 자리에서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에 대해 '찬성' 의견을 내겠다는 것이다.

그간 윤 예비후보 측은 역선택 방지와 관련해 뚜렷한 입장을 내비친 적이 없었다. 윤 예비후보는 지난 8월 28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부동산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경선)룰에 관해선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될 것으로 본다. 개인적으로는 위원회의 결정에 따를 생각"이라면서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역선택 방지 조항은 여론조사에서 반대 진영의 지지자들이 경선 투표에 참여해 의도적으로 약체 후보를 선택하는 현상을 막기 위한 제도를 말한다. 타 후보 대비 호남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홍준표 예비후보와, 유승민 예비후보가 조항 도입을 강력히 거부하고 있다.

홍 예비후보는 지난 8월 31일 "호남에서 지지가 올라간다고 역선택을 운운한다면 그간 당이 한 호남 동행 운운은 전부 거짓된 행동이었느냐"며 "호남 공약도 세우고, 호남의 저희 당 거부 정서를 후보 개인에 대한 호감도로 바꾸면서 지지율이 올라가니 이젠 역선택 운운하며 경선 여론조사에서 호남을 제외하자고 하는 못된 사람들도 있다"고 했다.

유 예비후보는 역선택 방지 조항이 윤 예비후보만을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미 확정된 경선룰은 토씨 한자도 손대지 말라"면서 거세게 반발했다. 그는 "정홍원 선관위원장은 '제2의 이한구'가 되려는 거냐. 이틀 전 저의 공개 경고에도 불구하고 정홍원 선관위원장은 오직 '윤석열 후보만을 위한 경선룰'을 만들려고 한다"며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는 순간 공정한 경선은 끝장난다. 그런 식으로 경선판을 깨겠다면 그냥 선관위원장에서 사퇴하라"고 말했다.

반면 최재형 예비후보 측은 역선택 방지를 거부하는 홍 예비후보와 유 예비후보를 향해 "민주당과 강성친문의 지지가 그토록 절박하냐"고 비판했다. 최 예비후보 캠프 이규양 언론특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유승민 후보가 역선택 방지조항을 두고 긴급 기자회견을 했다"며 "홍준표 후보는 역선택 문제를 말하면서 난데없이 호남 얘기는 왜 하는 건가. 호남은 역선택만 한다는 뜻인가"라고 했다. 그는 "유승민 후보와 홍준표 후보는 강성친문 세력의 역선택에 지지율이 올라가자 경선을 왜 하는지 이유조차 망각하고 그들의 여론조작에 놀아나고 있다"고도 했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