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국 법무부 차관의 ‘우산 과잉 의전’ 논란에 2011년 연평도 포격도발 전사자 1주기 추모식 때 비를 맞으면서 행사에 참석했던 김황식 당시 국무총리가 재조명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언론 보도 관행의 문제"라고 지적하자 국민의힘에서는 "본질을 흐린다"고 맞섰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SNS에 "최근 법무부차관의 황제 의전이 문제되고 있는데, 김 전 총리님의 경우와 너무 대비된다"며 비를 밪고 있는 김 전 총리 사진을 올렸다.

박 의원은 "연평도 포격도발 전사자 1주기 추모식이 시작한지 10분뒤쯤부터 비가 내렸고, 총리의 경호팀장도 급히 총리님께 우산을 씌웠다"라면서 "그러나 총리님께서는 상주가 무슨 우산이냐며 '됐다, 치우라'고 하신 뒤 40여분 진행된 추모식 내내 장대비를 맞았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사진 속 총리님의 젖은 옷을 보라"면서 "고위공직자의 기본자세가 이 정도는 되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주말이 다 끝나 가는데 법무부차관의 사퇴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는다"라며 "공직의 엄중함을 알지 못하는 후안무치"라고 꼬집었다.

강 차관은 지난 27일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377명의 임시 숙소 앞에서 브리핑을 열었다. 브리핑 와중 폭우가 내리자 한 법무부 직원이 빗물에 젖은 아스팔트 도로에 무릎을 꿇은 상태로 강 차관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돼 '황제 의전'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해당 사건이 불거지자 여권에서는 "언론 보도 관행의 문제"라며 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를 주장하기도 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8일 SNS에 "잘못된 방송 취재 관행에서 비롯된 일"이라며 "꽤 많은 언론인은 현장의 상황을 모르지 않을 테지만 기사를 쓰지 않을 수도 없었을 것"이라고 글을 적었다.

한준호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보도라는 것이 기자의 눈을 빌려 하다 보니, 분석 없는 섣부른 비판이 결국 오보를 만들어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NS에서 "법무부가 차관의 '우산 갑질'에 기자 핑계를 대더니,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돈과 직결된 클릭 수 때문'이라고 한다"며 "졸지에 기자들이 '우산 갑질'의 주범이 되고 말았다"고 글을 적었다.

이어 "결국은 이 정권의 내로남불 DNA가 갑질의 뿌리"라며 "희대의 우산 갑질이 뭐가 문제인 줄도 모르고 기자 핑계를 대는 정권이니 참으로 딱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언론중재악법이 '우산 갑질 방탄법'이 될 판"이라고 비꼬았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